- 부산시의회 중진 권칠우·공한수
- 당협위원장 선임따라 공천 변수
- 與 정진영 보수심판·변화론 꺼내
- 국민·바른정당 유승우 출마 의사

부산 서구는 여야 후보군을 통틀어 4명이 구청장 출마 의사를 밝혀 부산지역에서 예비 출마자가 가장 적은 선거구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초선의 정진영(55) 구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집권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 지역의 기초단체장 예비 후보가 넘쳐나는 가운데 단수인 곳은 서구뿐이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득표율 1위를 기록할 만큼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지역인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모지로 인식된 탓에 후보 자원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단일후보로는 국민의당 유승우(53) 서·동구 지역위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에서는 부산시의회 3선의 권칠우(54), 재선의 공한수(58) 의원이 나선다. 최근 당무감사 결과 유기준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에서 컷오프되면서 차기 당협위원장에 누가 선임되느냐에 이목이 쏠려 있다. 지난 6일 당협위원장 공모 결과 권칠우 의원과 곽규택 변호사, 정오규 전 한국공항공사 감사 등 서구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지원했고, 동구에서는 김준호 씨가 지원했다. 정치권에서는 ‘제3의 인물’이나 현재 3선을 마치고 퇴임하는 박극제 서구청장이 임시로 당협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권 의원이 당협을 맡으면 ‘셀프 공천’이 이뤄지겠지만 현실성은 낮아 보인다. 박 청장이 임시로 당협을 맡으면 정치적으로 친분이 있는 권 의원이 다소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친홍(친홍준표) 인사인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주도하는 한길산악회 등에 참여하며 정치적 유대를 맺어 온 공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부산시장 선거에 전력을 쏟겠다’며 당협위원장에 지원하지 않으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권 의원은 관록과 CEO 마인드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권 의원은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어야 낙후된 서구를 변화시킬 수 있다. 기업을 경영해본 박극제 청장이 송도해수욕장에 케이블카 사업을 유치해 송도 일대를 변화시킨 게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구청장이 된다면 낙후된 원도심인 산복도로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고도제한 해제를 위해 노력하겠다. 극심한 체증을 빚는 송도와 충무동을 지하철 또는 트램(노면전차)으로 연결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 의원은 지역의 정서와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는 “지금까지 구청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이 지역과 소통하는 부분이 부족했다”면서 “서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진정성을 갖고 일할 사람, 신뢰를 받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의원은 “도로를 내는 등 눈에 보이는 정주 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주민 삶의 질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 서구를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 의원은 ‘보수 정권 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바닥 민심을 보면 서구가 더는 보수의 ‘금싸라기’가 아닌 ‘흑싸라기’ 지역임을 확신한다. 주민은 지난 수십 년간 보수 세력을 지원할 결과 과거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였던 서구가 더 낙후됐다고 보고 있다”며 보수를 지지하던 민심 이반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집권여당의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출 후보가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바른정당 단일 후보인 유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의 선전을 강조한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39%를 득표했다. 박극제 청장과의 양자 구도였으므로 유권자에게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번에도 그 표심이 나에게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유 위원장은 또 “예비후보 가운데 서구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구청장 선거를 치러본 사람은 나뿐이다”며 “지난 4년간 SNS 활동을 꾸준하게 해 왔으므로 인지도와 경쟁력에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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