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30년 만의 위기감
- 보수 통합·연대론 힘얻지만
- 키 쥔 바른정당 ‘동상이몽’
- 민주당, 관망 속 맞대응 고심

내년 6월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울산 경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자리 잡은 ‘다당 체제’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울경 각 진영에서 제기되는 통합론과 연대론 등 이합집산의 구상을 실현하는 쪽이 내년 부울경 선거의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울경에 사실상 6당 체제가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보수는 올해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그 반대 진영은 지난해 4·13총선 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라졌다. 노동계도 정의당과 새민중정당으로 양분됐다.

이에 따른 충격파는 부울경 보수진영에 더욱 강하게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총선 전까지 30년간 지역 맹주로 군림했던 보수세력이 분열된 상태에서 지방선거 국면에 돌입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특히 보수의 분열은 차기 부산시장 선거에도 크나큰 영향력을 미치리라는 관측이 많다. 보수진영은 6차례의 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한나라당 안상영 후보와 무소속 김기재 후보로 갈라졌던 2회 부산시장 선거를 제외하면 선거 때마다 ‘진보 분열’이라는 유리한 구도에서 선거를 치렀다. 부산 보수 진영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론이 커지는 것도 ‘분열 시 필패’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 통합이 ‘반쪽’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수 통합의 ‘열쇠’를 쥔 바른정당 부산 의원들의 생각이 다른 탓이다. 김무성(중영도) 의원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김세연(금정)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자강론이나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연대나 통합 움직임은 보수 통합 수준의 강도에 달렸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수준이 ‘반쪽’에 머무른다면 민주당은 ‘다당 체제’ 유지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5당 체제’로 치러진 지난 5·9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과 울산에서 1위를 차지했고, 경남에서도 한국당 후보였던 홍준표 대표에게 0.51%포인트 뒤졌을 뿐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고향인 부산시장 선거에 주력하면서 존재감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보다는 김세연·하태경 의원 등 바른정당 부산 의원들과의 연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내년 부울경 광역단체장 선거는 단일화에서 승패가 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통합과 연대에 대한 각 정파의 계산이 다른 만큼 모든 정파의 후보가 나서면서 단일화 싸움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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