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군도 새누리출신 많아 고민

- 한국당, 지지율 고착 공멸 우려
- 부산은 ‘反홍준표 정서’도 부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준비 중인 부산 울산 경남(PK)의 여야 정치권이 ‘지지율 딜레마’에 빠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부울경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을 배가량 앞서는 유례 없는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탓에, 반전을 노리는 한국당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21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부울경에서 7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부울경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40%대 후반, 한국당이 20%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여야 지지율만 놓고 보면 부울경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권력을 교체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런데 지역 여권에서는 지방선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비록 과거보다 세가 약해졌다고 해도 한국당은 부울경에서 여전히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까닭이다.

역대 부울경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안팎으로 낮았던 것을 고려하면 다른 선거와 비교할 때 조직력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막판에 결집하는 보수 민심도 지역 여권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유리한 환경임에도 부울경 광역단체장 후보군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현역 중 광역단체장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부산 남을의 박재호 의원 정도에 불과하다. 기초단체장 ‘새 피 수혈’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이와 맞물려 있다. 과거보다 부울경 기초단체장을 노리는 당내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상당수가 자당 구의원이나 옛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이다. 참신함과는 거리가 먼 데다 필승 카드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게 지역 여권 내부의 평가다.

한국당은 민주당과는 정반대다. 그동안 PK 맹주 노릇을 해왔던 만큼 내년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 때와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다.

동시에 20%에 묶여있는 당 지지율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역대 지방선거와 달리 한국당 내 부산시장 후보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못하는 것 역시 내년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준표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부산 정서’도 부담이다. 경남에서는 홍 대표의 측근들이 ‘홍준표 키즈’를 자처하고 나선 반면 부산에서 ‘친홍준표계’를 표방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것 역시 지역 정서와 연관돼 있다.

한국당의 한 부산 중진 의원은 “20%의 당 지지율로 지방선거를 치르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우려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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