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1조 원 군함은 왜 불탔나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입력 : 2021-10-21 21:35:22
지난해 7월 미국 해군 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4만t급)이 닷새간 불 탔습니다. 20살 수병의 방화가 원인. 승조원 수 백명은 왜 화재 초기 진압에 실패했을까요. 21일 AP통신이 입수한 보고서에 해답이 있습니다. “불이 날 무렵 정박해 있던 본험 리처드함 내부에는 가연성 물질이 널려 있었다. 소방 장비 87%는 오래됐거나 점검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허위로 작성된 정비 보고서도 발견됐다.” 화재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수병들은 불길을 발견하고도 10분이 지나서야 화재 경고 벨을 울렸다고 합니다. 화재 확산을 늦추는 소화약제 분사시스템 버튼을 누른 사람도 없었습니다. 본험 리처드함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탐색구조 활동에 투입돼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었던 상륙함. 1997년 건조 비용만 8800억 원(현재 가치 1조4100억 원)인 함정이 안전불감증 탓에 고철이 된 셈입니다.

우리 사회에도 ‘기본’을 무시한 탓에 발생하는 ‘인재’가 많습니다. 지난 6일 전남의 한 선착장에선 특성화고 3학년 A군이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제거 작업을 하다 사망. 해경에 따르면 요트업체 대표 B 씨는 잠수 자격증이 없는 A 군에게 잠수 작업을 지시. 또 ‘2인 1조 잠수’라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21일 부산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잠수작업은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 해서는 안 된다. 실업계고 현장실습제가 폐지되도록 부산교육감이 노력하라”고 촉구.

코로나19 시대 인기인 야영장 이용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부산시가 최근 15개 야영장(캠핌장)의 안전 감찰을 했더니 수년간 형식적으로 ‘이상 없다’고 한 곳이 상당수. 2015년 3월 인천 강화도 캠핑장 화재(5명 사망)를 겪고서도 소화용품은 물론 연기감지기·손전등·일산화탄소 감지기를 비치하지 않거나 미흡한 곳도 있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캠핑 인구는 올해 7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둑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집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
캠핑장 모습. 기사와 관련없음. 국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