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에 대한 물음과 대면하는 미스터리극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 한 남자(이시카와 케이/일본)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입력 : 2022-09-29 19:38:25
- 히라노 게이치로 동명소설 영화로
- 츠마부키 사토시·안도 사쿠라 출연
2018년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구보타 마사타카 등이 출연하며,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2016)으로 주목받은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연출했다. 이혼하고 아이와 함께 고향에 내려와 살던 리에는 다이스케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성실하고 착한 남편과 아이도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다이스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장례를 치르는 중에 다이스케의 형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죽은 남편의 사진을 보며 "이 사람은 내 동생 다이스케가 아니다"고 말한다. 남편이 다이스케가 아니라면 누구인가? 리에는 변호사 키도에게 남편이 누구였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내가 알던 사람이 한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바뀔 때 우리의 이성과 감정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묻는 ‘한 남자’는 키도를 재일교포로 설정하면서 질문의 수위를 정치적인 문제로 확장한다. 아내의 가족은 아직도 남편인 키도가 한국인의 피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드러낸다. 키도는 사실에 접근해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과도 대면한다.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욕망과 나를 나로 만드는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미스터리 속에 충실히 담아냈다.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1977년 일본 아이치현 출생으로 도호쿠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폴란드 국립영화학교에서 수학했다. 일본으로 돌아와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와 단편 극영화를 작업했으며, 장편 데뷔작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으로 2016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에 초청됐다. 연출작으로 일본 호치영화상 작품상을 수상한 ‘꿀벌과 천둥’(2019) ‘아크’(2021) 등이 있다. 한 남자는 2022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초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