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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옥살이도 선물이라 말한, 故 고호석을 기리다

당신 참 좋은- 고호석의벗들 /빛누리 /1만8000원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  |  입력 : 2020-12-17 19:29:44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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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모임을 대학생 몇이서 만들었다. 모두 시중의 서점에서 구하기 쉬운 책이었지만 나중에 불온서적으로 둔갑했고, 이 책을 읽은 학생들을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범죄자로 만들었다. 그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고문을 당하고 수 년간의 옥살이를 겪었다. 지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만 1970, 80년대엔 국가가 개인을 옥죄는 이런 일이 가능했다.

책은 부림사건의 피해자이자 평생을 ‘정의가 촌스럽지 않은 사회, 부당함에 눈물 흘리는 이들이 없는 세상을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 고(故) 고호석(사진)에 관해 말한다. 고호석이 자신에 관해 쓴 ‘고호석이 쓰다’와 그의 벗들이 그에 관해 쓴 ‘고호석을 쓰다’로 나뉜다.

‘고호석이 쓰다’는 참으로 담백하다. 그는 심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신이 겪은 일들과 당대 상황을 담담하게 기술한다. 그래서 외려 그가 당한 고통과 현대사의 굴곡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성장과 변화라고 했다. “나의 성장과 변화는 우리나라 격동의 70년대, 80년대가 준 선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마디로 그 시대는 내 인생의 스승이었다.” 그는 부림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됐던 시절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삼았다. “감옥에 있는 동안 인격 수양도 많이 하고 책도 보면서 들쭉날쭉했던 의식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 책은 안 가르쳐 주는 인생공부를 감옥 안에서 많이 했다.”

‘고호석을 쓰다’에선 그를 아낀 이들이 그에 대한 추억과 사랑, 존경을 담아냈다. 지난해 11월에 영면한 그를 기억하며 부칠 수 없는 편지를 쓰고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말한다. 편집 책임자 윤지형은 “고호석이 좋아한 말처럼 ‘견결하게’ 아름답게 살고자 한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 또한 아름답고 소중한 일이라 여긴다”며 책을 마무리 한다.

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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