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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한국민주史 거점으로 자리잡게 할 것”

구수경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장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2-05-25 20:16:38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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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운동 의식 각성 도화선 돼
- 당시 부산·경남시민 뜻 조명 포부

“대한민국 민주주의사의 중심에 부마민주항쟁이 있습니다. 부마항쟁이 민주사의 한가운데 ‘거점’으로 자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수경 신임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장이 부마항쟁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23일 만난 구수경(59) 신임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장의 포부다. 2014년 출범한 위원회의 5기 위원장이 된 그는 앞으로 2년간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와 관련자 심의·의결, 배·보상을 총괄한다.

지역 시민운동 판에서 잔뼈가 굵은 구 위원장은 1988년 부산민주청년회 여성분과 활동을 시작으로 부산여성회,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부산인권포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해왔다. 이번 위원회에는 여성위원 몫으로 처음 참여했다.

그는 부마항쟁이 한국 민주주의사에서 ‘중간 거점’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1960년 4·19혁명으로 발휘된 시민의 민주 의식은 박정희 정권 통치 아래 18년 가까이 잠들었다. 부마항쟁이 의식 각성의 도화선이 됐고, 나아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6·10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구 위원장은 “부마항쟁은 한국 민주주의 운동사라는 큰 줄기가 만들어진 핵심 사건이다. 4·19와 5·18을 아우른다. 민주주의사의 중간 거점이다”며 “그런데도 우리부터 부마항쟁의 역사성을 모른 채 다른 민주화운동을 좇아다녔다. 항쟁이 제 역사성을 확립하도록 하는 게 저의 목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 위원장은 앞으로 부마항쟁의 초점을 ‘불을 붙인 선구자’에서 ‘언제든 불붙을 준비가 된 시민’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등 시위를 발화한 이들에서부터 불길을 이어받아 부산 경남 전역으로 확산시킨 평범한 시민으로 항쟁 해석의 기준을 전환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시민의 의식이 없었다면 ‘나가자’는 외침에 아무도 따르지 않았을 거다. 누가 불을 피웠느냐도 중요하지만 언제든 불이 붙을 준비가 돼 있던 당시의 민의를 조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비록 저는 당시 현장의 당사자도 아니면서 고작 이 판에 ‘물 좀 튀겼다’고 해 위원회로 왔지만, 지역사회의 후배로서 부마항쟁 당사자 선배들에게 뭇매를 맞더라도 그들과 소통해 항쟁이 갖는 의미의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부마항쟁 당시 여성의 활약상을 밝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1979년 10월 18일 부산여대(현 신라대)에서 ‘유신 철폐’를 외치는 여학생 수백 명의 행진 시위가 있었다는 기록 등이 분명 존재하는데도 여성의 참여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산여대 사건의 경우 위원회에서 당시 참가자들을 만나 구술을 받고자 굉장히 많이 노력했지만 대부분 거절해 증언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가와 민주주의를 위한 일조차 ‘여자가 뭐 하려고 나서느냐’는 주변의 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며 “300명이 넘은 관련자 중 이름이 ‘숙’이나 ‘옥’으로 끝나는 등 여성으로 보이는 이는 1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성별을 구분하자는 게 아니다. 여성 또한 항쟁의 뜻에 함께했다는 점을 드러내야 한다는 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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