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현장 등 관련 분야 40년 경력
- “민생 안정·노사문화 선진화 위해
- 시민의견 심층 분석·정책화 기여”

울산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민생노동특별보좌관제(3급 상당)를 도입하고, 지난달 1일 자로 김광식(58) 씨를 특보로 임명했다. 그는 1988∼2012년 현대차 노조 간부로 활동했다. 특히, 그는 20여 년 전 위원장 재직 당시 파업을 한 달여 이끌어 초강성 이미지가 각인됐다. 특보를 맡은 그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광식 울산시 민생노동특보가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청에서 만난 김 특보에게 17일 소감을 묻자 “민생과 노동 현장에서 시민과 노동자의 목소리를 경청해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건의하고 당면한 위기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과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성 이미지와는 달리 유연한 답변이 돌아왔다.

처음 도입된 민생노동특보의 업무와 역할 등이 궁금했다. 그는 “‘민생’의 사전적 정의는 ‘일반 국민의 생활 및 생계’를 뜻한다. 여기에 특보로서 해야 할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령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의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산업도시 특성상 많이 발생하는 노사 갈등을 조정·중재하는 문제에 대한 단체장의 정책 결정을 보좌하는 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민생노동특보’라는 중책이 그에게 맡겨진 이유에 대해 그는 “시가 그동안 노동인권센터 등 노동을 지원하는 여러 기관을 신설하고 운영해 왔지만, 영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노동자가 요구하는 현장의 소리를 정책화하는 기능이 다소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런 점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체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소리를 정책화하고 애로를 심층적으로 살펴 민생경제 활성화와 노사문화 선진화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의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그는 다양한 노동 및 민생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유리공장 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40여 년을 노동 현장 및 관련 분야에서 근무했다. 현대차 퇴직 후에는 울산 북구 비정규직센터 소장, 이주민센터 소장 등을 맡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꾸준히 대변했다. 이를 인정받아 이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자문위원과 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를 역임하는 등 노동행정과 정책 추진까지 경험했다.

이런 탄탄한 경력 때문인지 그의 역량은 특보를 맡자마자 곧바로 발휘됐다. 지난달까지 울산 최대 현안이던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SK S-Oil 등 주력 대기업의 임·단협이 큰 마찰 없이 타결됐다. 그 결과 시중에 약 1조 원이 넘는 돈이 풀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시민에게 큰 힘이 됐다. 이런 결실과 성과가 있기까지 특보인 그가 노사 양측을 오가며 벌인 물밑작업이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향후 지역 노사관계에 대해 그는 “오랜 기간 양측의 갈등과 상처가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 시도 양측의 주요 의제나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점은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낼 것이고, 울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