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쇄빙연구선 건조사업 추진
- ‘삼수’ 끝에 예타 조사 통과 이뤄내
- “폭넓은 북극활동 환경 조성 노력”

최근 한국 극지탐험사에서 중요한 두 사건이 있었다. 제2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 확정과 극지활동진흥법 제정이다. 특히 남·북극 연구 활동을 보다 폭넓게 뒷받침할 제2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은 기후변화 및 과학 연구, 해운·조선·수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김창균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관이 쇄빙연구선 추가 건조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번 성과를 일궈낸 김창균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관을 지난 7일 만났다. 김 정책관은 제2 쇄빙연구선 건조의 의미에 대해 “미·중·러를 중심으로 한 북극 외교전에서 한국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연구 인프라 확충으로 한국이 극지·해양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이 녹고 있어 (오히려 더) 북극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새 연구선이 투입되면 고위도에서 기후 변화 연구, 북극 항로 개척 등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북극이사회 옵서버인 한국이 여기에서 더 나아가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하는데 새 연구선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7년 제2 쇄빙연구선이 출항하면 이 선박은 북극을, 기존 아라온호는 남극을 담당한다. 새 연구선은 아라온호보다 쇄빙 능력이 50% 향상돼 1.5ｍ 두께의 평탄빙을 깨고 3노트(시속 5.556km)로 북위 75도 이상의 고위도 해역에 진입할 수 있다. 새 선박 크기는 1만5450ｔ으로 아라온호(7507ｔ)의 배 규모다.

2015년 시작된 제2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은 ‘삼수’ 만에 지난달 25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그는 “‘연구 수요가 부족하다’는 심사자들의 지적에 대해 대학들과 여러 출연 연구기관은 물론, 외국으로부터도 공문을 받아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선 공동활용 체계를 구축한 점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해수부 내 해양정책관 산하 직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원팀’이 되어 예타를 수행하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자료 제출 요구에 ‘적기 제출’ 전략으로 대응했다. 그는 “담당 과장과 팀장이 최근 7개월간 열심히 일해 KISTEP 요구를 100% 만족시켰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장관부터 말단 직원까지 혼연일체가 되어 뛰었다”고 털어놨다. 0.291에 불과했던 과학기술 예타 측정도 AHP(계층화 분석법)가 이번에는 0.703으로 뛰었다. 0.5를 넘기면 타당성이 있다는 뜻.

앞서 지난 4월 제정된 극지활동법은 예타 통과의 밑거름이 됐다. 그는 “이해 관계자의 불필요한 갈등 요인을 제거해 통과했다. 극지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세계 최초의 법”이라며 “쇄빙연구선 예타 과정에서도 이를 많이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해수부는 이번 쾌거를 계기로 북극 활동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연말 북극활동을 강화하는 의제를 장관급 회의에 올릴 것”이라며 “조약 체제가 갖춰진 남극과 달리, 북극 거버넌스는 새로 형성되는 중이어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충렬고,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 정책관은 미국 워싱턴대에서 해양정책학 석사를, 고려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았고 항만물류기획과장, 부산항건설사무소장을 역임했다. 그가 맡은 해양정책관은 남·북극을 포함한 대양 과학 연구, 해양교육·문화, 해양 레저 및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해수부 핵심국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