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3일 1회 개최… 예선 큰 호응
- “문화예술 융성한 도시가 강성해
- 개최지 순회하면 골목상권 도움”

“지역 가수들의 노래와 무대에 대한 갈망이 이렇게 큰지 몰랐습니다. 이 같은 성원에 힘입어 부산이 다시 ‘한국의 관문도시’로 자리 매김하는 동시에 그간 실의에 빠진 시민도 활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강낙관 ‘돌아와요 부산항 전국가요제’ 대회장이 추진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다음 달 3일 부산 남구 남천동 부산KBS홀에서 ‘제1회 돌아와요 부산항 전국가요제’(이하 부산항 가요제)가 열린다. 부산항 가요제 조직위 대회장을 맡고 있는 강낙관 ㈜참조은이엔지 대표를 만나 28일 가요제 추진 계기와 과정을 들었다.

강 대회장은 “최근 몇 년 새 부산의 위상이 너무나 추락했다.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비롯해 정치·경제적으로 악재가 많았다. 시민 역시 위축돼 있고 의기소침해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컸다”며 “이런 와중에 지난해 8월 지인들과 함께 시민에게 활력과 용기를 불어넣을 방법을 고민하다 가요제를 떠올렸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강 대회장은 2018년 ‘강운해’라는 활동명으로 앨범 ‘청춘아 뚜벅이인생’을 낸 현역 가수이기도 하다.

가요제 이름 역시 이런 취지에 기반해 1972년 발표돼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서 따왔다. 그는 “당시 부산은 전성기로 불릴 만큼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융성했다. 부산은 ‘대중가요의 메카’이기도 했는데 이 노래 역시 부산에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됐다”며 “부산의 위상을 되돌리고 ‘돌아온다’라는 단어가 함축한 따뜻함과 포용력으로 시민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제2의 조용필 만들기 대국민 프로젝트’라는 슬로건을 내건 부산항 가요제는 지난해 10월 조직위 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전국 규모의 행사를 추진하는 것이 여러 모로 쉽지 않았다. 특히 어려운 지역 경기를 반영하듯 기업의 협찬이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대신 관심 있는 독지가의 기부와 지역 가수들의 후원을 받아 어렵게 추진했다. 개최비용 충당을 위해 본선 관객석 티켓 판매도 진행할 예정이다.

강 대회장은 “지난달 진행된 참가자 접수에는 전국에서 500여 개팀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3차까지 예선을 진행해 최종 15개 본선 진출팀을 추렸는데 참가자의 높은 기량과 큰 열정에 심사위원들이 ‘선발하기 어려웠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참여 열기를 전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다 보니 방역조치에 대한 고민 역시 크다. 그는 “최소 500명 관객이 모이는 것으로 확정했으나 지자체와 협의해 관객석 규모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장에 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한 실시간 중계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전국에서 무대에 목말라하는 가수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한다. 본선 당일 오전 10시부터 본 행사 전까지 ‘전국 지역가수 50인 콘서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문화예술이 융성해야 민족은 행복하고 그 국가나 도시는 강성했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부산시나 지역 기업 모두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가요제 조직위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최 장소를 부산 내에서 순회하고 의상이나 헤어·메이크업 등 연관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강 대회장은 2005년 30년간의 소방공무원 생활 끝에 정년 퇴직한 뒤 소방시설점검 및 안전관리업무 업체인 ㈜참조은이엔지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2005년 대통령 근정훈장을 받았으며, 소방시설관리협회 부산회장 및 중앙회 대의원과 부산고등지검·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찰시민위 위원장, 한국소방안전원 비상임감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재부산진주향우회장을 비롯해 한국소방시설협회 부산울산시회장, 재향부산소방동우회장 등을 맡고 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