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제도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안전에는 연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철저한 사전 준비로 작은 시행착오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진정무 부산경찰청장이 부산형 치안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오는 7월 1일부터 자치경찰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부산도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부산경찰청 집무실에서 진정무(56) 부산경찰청장을 만나 자치경찰 제도와 ‘부산형 치안 서비스’의 특징을 22일 들어봤다.

진 청장은 자치경찰제도에 대해 “지방자치의 핵심 과제다.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지역마다 치안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맞춤형 경찰 활동이 필요하고, 이는 곧 풀뿌리 민주주의 이념과 닿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부산경찰청과 부산시는 긴밀히 협력해왔다. 다만 지금껏 양 기관이 각자의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했다면, 자치경찰제도 시행 후에는 ‘시민 안전’이라는 공통 목표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범죄 취약 지역 환경 개선 분야는 그동안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경찰의 범죄 예방 진단에 지자체 예산 투입을 비롯한 관계 기관의 협력이 더해지면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자치경찰제도가 시행되면 그간 국가경찰이 담당했던 사무 중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인 생활안전·여성청소년·교통 등 세 가지 업무가 자치경찰 사무로 이관된다. 부산시장, 부산시의회, 부산교육감 등의 추천으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구인 자치경찰위원회가 업무를 지휘·감독하게 된다.

부산형 치안 서비스에 대해 진 청장은 “부산은 대표적인 관광 도시지만, 도심과 농촌, 항만과 공단, 산지와 해안 등이 공존하는 다양한 환경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 높은 고령화 비율, 열악한 교통환경,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하는 치안 환경을 세밀하게 분석해 촘촘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뿐만 아니라 교육청과의 협력도 추진한다. 진 청장은 “다른 시·도와 달리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에 교육청 공무원도 함께 근무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최근 아동 학대나 학교 폭력에 대해서도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분야의 협력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안 수립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작업도 병행한다. 진 청장은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각계각층의 시민 의견을 부산 치안 서비스에 녹여내야 한다. 공청회, 시민 토론회, 시민 설문조사 등 다양한 형태로 시민 의견을 받아 경찰 활동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부산시 등과 긴밀히 협조하고, 앞서 자치경찰제를 시행한 제주자치경찰의 장단점을 분석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 밀양 출신인 진 청장은 밀양고와 경찰대(4기)를 졸업했으며, 서울 용산경찰서장 경남경찰청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부산경찰청장에 취임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