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원 4년 만에 부산대로 이전
- 어학센터 20대 수강생 많아
- “축제·파티 열어 시민 스킨십
- 언제든 방문해 독일 배우길”

주한독일문화원 부산분원은 지난 5월 20일 부산대에서 개원 기념식을 개최했다. 2015년 2월 중구 중앙동 ‘독일빌딩’에 개관한 후 4년여 만에 부산대 언어교육원 3층으로 이전했다. 새 보금자리에서 만난 카리냐 뵈처(Carinia Bottcher) 주한독일문화원 부산분원 센터장은 “중앙동이 지리적으로는 부산의 중심이지만 역설적으로 거주 인구가 적다. 주한독일문화원 부산분원이 목표로 하는 그룹이 ‘학생’이기 때문에 부산대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리냐 뵈처 주한독일문화원 부산분원 센터장이 분원을 부산대로 이전한 이유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독일문화원의 다른 이름은 ‘괴테-인스티투트(Goethe-Institut)’다. 괴테-인스티투트는 독일의 문화기관으로 96개국에 159개가 개설돼 독일어 강좌와 각종 문화 행사를 통해 독일을 알리고 국제문화협력 활동을 지원한다. 주한독일문화원은 1968년 서울에 개관했다. 이후 대전, 대구, 광주에 이어 2015년 부산에 어학센터를 설립했다. 부산 분원의 주요 역할은 ‘독일어 교육’이다.

뵈처 센터장은 “독일문화원 어학 강좌의 주요 목적은 어학 시험 통과가 아니다. 독일에 가서 독일어로 정확하게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강생 중 20대 초반의 젊은 층 비중이 가장 높다. 독일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려는 대학생, 한국에서 대학 졸업을 했지만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독일에서 더 나은 기회를 잡아보려는 학생이 많다. 나이가 많은 수강생도 있다. 독일인과 결혼해 독일어를 배우는 사람, 독일에서 살다 한국에 돌아온 사람, 음악과 철학 등 독일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온다”고 했다.

시험보다는 진정한 어학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다 보니 강의 방식도 여느 학원과는 차이가 있다. 강의실 배치부터 눈에 띈다. 학생 4, 5명이 그룹별로 앉도록 책상과 의자를 배치했다. 뵈처 센터장은 “강의실을 봐서 알겠지만 팀 활동이 많다.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다양한 수업을 만들려고 한다. 10~15분마다 수업 방식을 바꾼다. 비디오를 본다든지, 발표나 그룹 활동을 한다든지, 학생 개개인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독일문화원 부산분원은 어학센터 기능에서 더 나아가 독일 문화를 부산 시민에게 알리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지금도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독일의 크리스마스 음식인 바움쿠헨과 글루바인을 차려 놓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파티를 연다. ‘가을맞이’라는 이름으로 가을에 축제를 연 적도 있다. 종종 독일어 경연대회도 연다. 올해는 부산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1등을 차지해 독일 어학연수 기회를 잡았다. 뵈처 센터장은 “더 자주 독일 문화를 부산 시민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뵈처 센터장은 2016년 11월부터 부산분원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독일 보훔대학교(RUB)에서 한국학, 일본학, 언어학을 전공했다. 대학생이었던 2009년 제주대에서 1년 동안 공부한 경험도 있다.

그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순두부찌개, 된장찌개를 가장 좋아하고 육회비빔밥도 잘 먹는다. 일본 음식도 좋아하지만 일본의 오뎅은 부산 어묵보다는 별로다”고 말하며 웃었다. 부산에 온 뒤로는 등산을 자주 한다는 뵈처 센터장은 부산 시민에게 “독일과 독일어를 공부하고 싶으면 언제든 방문해서 언어도 배우고 독일의 문화와 자연도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