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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87> 형제간 다툼을 비유한 조식의 ‘칠보시’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데…

  • 조해훈
  •  |   입력 : 2021-07-06 19:55:4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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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콩을 삶아 국을 만들고(煮豆持作羹·자두지작갱) / 콩자반을 걸러 즙을 만드네(漉豉以爲汁·녹시이위즙) / 콩대는 솥 아래에서 타고(萁在釜底然·기재부저연) / 콩은 솥 안에서 우네(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데(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 어찌 급히 삶아대는가?(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위 작품은 중국 위(魏)나라 시인 조식(曹植·192~232)이 지은 ‘칠보시(七步詩)’로, ‘세설신어(世說新語)’ 문학(文學)편에 전한다. ‘세설신어’는 중국 남조(南朝) 송(宋)나라 유의경(劉義慶)이 편집한 후한 말~동진 명사들의 일화집이다.

콩대는 형인 조비(曹丕)를, 콩은 아우인 지은이 조식(曹植)을 은유하고 있다. 조비와 조식은 조조의 두 아들이다. 조조는 중국 후한 말기의 정치인으로 위나라 건국의 기초를 닦았다. 그가 적벽대전에서 유비·손권의 연합군에 패하여, 위·촉·오 3국(기간 220~280)으로 나뉘었다. 위는 화북(華北), 촉은 서천(西川), 오는 강남(江南)에 할거해 서로 패권을 다투었다. 촉은 위에게 멸망했고, 위와 오는 진에게 멸망하였다.

조조와 두 아들 조비, 조식 모두 문재(文才)가 뛰어났는데, 조식이 더 특출하였다. 그리하여 조조가 맏아들 조비 대신 작은 아들 조식을 후계자로 삼을 생각까지 할 정도로 총애했다. 이로 인하여 조비는 항상 동생 조식을 시기하였다. 조조의 뒤를 이어 황제 자리에 오른 조비는 어느 날 조식에게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큰 벌을 내리겠다”고 했다. 조식은 발걸음을 옮기며 위 시를 지었다.

한 뿌리에서 자란 콩대를 태워 콩을 삶는 상황에 빗대,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에게 핍박받는 자기 처지를 한탄한 것이다. 조비는 위 시를 듣고 부끄러워하며 동생을 놓아주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자두연두기(煮豆燃豆萁)’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형제간에 다투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골육상쟁(骨肉相爭)과 함께 쓰이고 있다. 그리고 아주 뛰어난 문학적 재능이 있는 사람은 칠보지재(七步之才)라 했으며, 뛰어난 문학 작품을 칠보시라 하였다.

필자는 위 시를 종종 인용한다. 지인들에게 형제간에 이런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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