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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82> 여섯 살 어린아이의 기지

서너 마리 개구리를 잡아다 던지니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6-20 20:09:41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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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取三四蛙 投之·취삼사와 투지

“영상공이 여름날에 낮잠을 자는데, 뱀이 공의 배 위로 올라갔다. 공이 마음으로는 그것을 쫓아버리고 싶었으나 뱀이 놀라 자신을 물까 봐 두려워 목석처럼 감히 움직이지 못하였다. 아들 퇴지는 바야흐로 여섯 살이었는데,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갔다가 그것을 보고 곧장 풀이 우거진 연못으로 가서 서너 마리의 개구리를 잡아다 던지니, 뱀이 사람을 버리고 개구리를 쫓아가거늘, 이에 (영상공이)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퇴지가 어릴 때부터 기지가 이와 같더니, 장성하여서는 이름난 재상이 되었다.”

領相公 夏日 午睡, 有蛇上公腹上. 公 心欲逐之 而恐蛇驚傷人 木石然不敢動. 子退之 方六歲, 適父所 見之 卽往草澤中 取三四蛙 投之, 蛇 舍人從蛙而去, 乃得起身. 退之 自幼 機智如此 及長 是爲名相(영상공 하일 오수 유사상공복상 공 심욕축지 이공사경상인 목석연불감동 자퇴지 방육세 적부소 견지 즉왕초택중 취삼사와 투지 사인종와이거 내득기신 퇴지 자유 기지여차 내장시위명상)

위 글은 ‘사인종와(舍人從蛙)’라는 제목으로, 조선 태조에서 숙종 때까지 주요 인물들의 삶과 업적을 기록한 전기집인 ‘국조인물고(國朝人物考)’에 나오는 내용이다.

내용 중 ‘영상(領相)’은 영의정을 말하며, 영상공은 영의정 홍언필(洪彦弼·1476~1549)을 가리킨다. ‘퇴지(退之)’는 홍언필의 아들 홍섬(洪暹·1504~1585)의 자(字)이다. 여섯 살 아이 시절 홍섬의 영특함이 잘 드러난 글이다. 아직 어리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탁월한 기지로 아버지에게 탈이 없도록 상황을 만들었다.

조광조(趙光祖)의 문인인 홍섬은 27세이던 1531년 대과에 급제하였으며, 1535년 이조좌랑으로서 김안로(金安老)의 전횡을 탄핵하다가 흥양에 유배되었다가 1537년 풀려났다. 그는 벼슬살이를 하면서 파란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좌의정을 거쳐서 영의정으로 승진되어 세 번이나 중임했다.

그의 아버지가 영의정이고, 어머니가 영의정 송일(宋軼)의 딸이었으니, 어릴 때부터 좋은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기지는 어느 정도 타고난다고 한다. 우리가 여섯 살 때 저런 상황을 맞았다면 어찌하였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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