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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75> 김창흡이 금강산 구룡연에서 읊은 시

앞서거니 뒤서거니 흘러드는 물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5-25 19:36:5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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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馳波迭後先·치파질후선

“… …/ 넷째 못은 형세가 완만하여(四淵勢舒緩·사연세서완) / 소리와 빛이 사람을 조금 누그러뜨리네.(聲色稍愉人·성색초유인) / 쭈빗거리며 여울로 내려오면서(凌兢借下瀨·능긍차하뢰) / 반쯤 건너다 자꾸 고개 돌리네.(半涉回頭頻·반섭회두빈) // 다섯 째 못은 급하게 물결이 휘돌아(五淵急回軋·오연급회알) / 남쪽 기슭 이르러 솥물처럼 고였네.(南岸側成釜·남안측성부) / 앞서거니 뒤서거니 흘러드는 물(馳波迭後先·치파질후선) / 가득차면 빙빙 돌며 춤추네.(赴隘徘徊舞·부회배회무)/ … …”



위 시는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1653~1722)의 시 ‘구룡연(九龍淵)’으로, 그의 문집인 ‘삼연집(三淵集)’에 수록되어 있다. 김창흡은 병자호란 때 척화론을 주장하였던 좌의정 김상헌의 증손자이다. 김창흡의 아버지 김수항과 큰형 김창집은 사사(賜死)되었고, 둘째 형 김창협은 충격을 받고 벼슬에서 물러나 은거하였다.

김창흡은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명승지를 찾아다녔다. 금강산을 6번이나 찾았던 김창흡이 “최고의 시는 명산대천(名山大川)에서 나온다”고 발언하자, 그를 따르던 많은 문사가 잇따라 금강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위 시에서 김창흡은 아홉 개의 못으로 이루어진 금강산 구룡연을 하나하나 그려내고 있다. 매 수의 첫 구에 그 못을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성질 또는 형상을 먼저 제시하여 못의 특징을 보인 다음 부연하여 구체화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제4수와 제5수이다.

제4수는 넷째 못의 물흐름이 다른 못과 달리 완만함을 그 특징으로 보았다. 못이 얕고 물결도 잔잔함을 알 수 있다. 이에 시인은 쭈빗거리면서 아래쪽 여울을 건너본다. 이처럼 그는 오언절구의 짧은 형식으로 구룡연의 풍경을 마치 그림처럼 그려내고 있다. 겸재 정선을 후원하던 김창흡은 1711년 8월에 36세이던 겸재 정선을 금강산에 데리고 갔다. 이듬해에도 정선은 금강산을 다녀왔다. 그리하여 김창흡은 진시(眞詩)를 썼고, 정선은 진경산수화를 완성하였다.

진경산수화에 대한 다른 원고를 쓰다 보니, 필자가 금강산에 가서 구룡연을 본 기억이 뚜렷하여 위 시가 생각났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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