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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부산 디자인산업과 시민의 디자인 권리

관련기업 65% 수도권에…지역 청년 인재 유출 심각

공공디자인 투자도 부족…지역민 위한 정책 내놔야

  •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  |   입력 : 2022-09-27 19:12:3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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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영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Design the Green Transition’ 정책을 도입하고 2500만 파운드(약 385억 원)의 대규모 디자인 투자를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이미 ‘디자인 2050 싱가포르’ 국가 디자인 계획을 발표하고 시민이 행복한 창조도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산업화시대 시장경쟁에서 디자인을 상품 판매 촉진과 상품의 부가가치 창출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에 문제가 있다. 디자인산업은 인간 삶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술 인문 지식과 융합해 상품이나 환경, 그리고 콘텐츠 서비스 등으로 구체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이런 이유로 디자인산업은 사회와 산업에 없으면 안 되는 분야다. 유럽은 20세기 초반부터 디자인산업으로 사회 혁신과 사회 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50년이 넘는 기간 디자인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현재 디자인산업은 지능화기술 기반의 승자독식과 양극화, 그리고 환경파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미래사회에서 인간과 사회의 가치를 발견하고 증진시킬 수 있는 기반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북유럽의 ‘Nordic Design Wave’로 상징되는 디자인산업의 역할은 국가혁신 수준의 기준이 된다. 덴마크는 전체 산업의 34% 이상이 디자인산업 관련 분야에서 발생한다. 덴마크가 진행하는 체험경제의 핵심도 디자인산업을 관통하고 있으며, B&O(오디오) Novo(의료기기) Montana(가구) 등 디자인 상품들과 공공서비스 디자인으로 세계적 명성을 선도하고 있다. 디자인산업이 사회나 국가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파급효과는 무궁무진하다.

또한 디자인 주도의 창업은 성공을 위한 공식이 되고 있다. 영국 다이슨사를 창업한 제임스 다이슨은 영국왕립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다. 관광·여행·숙박 산업 혁신모델을 디자인한 에어비앤비 창업자 3명 중 2명인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도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우리나라 배달의민족 창업자 2명 모두 디자이너이며, 카카오IX 1, 2대 대표 모두 디자이너이다.

부산 디자인산업의 발전은 시민 행복과 부산 산업 고도화의 핵심 기반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은 대표적인 지역불균형산업으로 65.9%의 디자인 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반대로 부산은 우리나라 전체에서 10.3% 정도의 비율로 청년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또한 부산의 디자인산업 성장률은 12%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가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차세대 디자이너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고 부산 사회와 산업의 미래가치를 디자인할 수 있는 디자인산업 균형발전 정책과 체계적인 투자가 시급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시민을 위한 공공디자인 투자 규모는 수도권이 35%이며 부산은 5.4% 수준으로 낮은 상황이다. 공공디자인은 시민이 생활에서 경험하는 공공재 공공시설 공공서비스 정주환경 문화·여가 안전·안심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국가는 공공분야에서 제공하는 최소한의 의·식·주 부문부터 안전 여가 교육 등의 단계까지 우수 디자인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반면 사회 구성원은 정부나 자방자치단체로부터 제공받는 공공서비스 전 분야에 대해 우수 디자인을 하나의 권리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20세기 초부터 사회 구성원을 위한 디자인산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자인을 통한 공공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7, 8월 부산 16개 구·군 단체장을 만나 부산 시민을 위한 공공디자인 역할과 구·군 별 과제, 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주거 환경 이동 안전 등 8개 부문에서 부산 시민을 위한 도시 공공디자인 체계를 개발해 16개 구·군과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맞춤형 공공디자인 정책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산의 디자인산업과 디자이너의 역할과 역량이다. 체계적인 부산 디자인산업 육성과 차세대 부산 디자이너를 위한 일거리와 일자리 창출 정책이 시급하다. 또 부산 시민이 공공분야에서 우수디자인을 요구하고 누릴 수 있는 시민참여 디자인 시스템, 제도가 도입되고 활성화 돼야 한다.

유럽 싱가포르 등과 같이 디자인산업을 지속가능한 시민행복 추구와 미래산업 혁신 분야로 정해 체계적인 투자를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새 정부 국가균형발전 국정 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수도권에 몰려있는 디자인산업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와 연계해 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디자인 투자와 지역 디자인기업 육성이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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