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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진정한 균형발전의 길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9-07 19:46:4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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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기 민선 지방시대가 두 달 전 시작됐다. 흔히 민주주의 꽃을 지방자치라고 한다. 아마도 지역주민이 자기 고장의 일을 자신의 뜻에 따라 자기 재원으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 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조건을 갖춘 지자체는 전국에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균형발전을 강조해 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 해소다. 현재 수도권은 국토 전체 면적의 12%에 불과하나 전체 인구의 50%, 경제력의 5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중도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월등한 1위다. 2위인 일본도 인구집중도가 32%에 불과하며, 프랑스와 영국은 19%, 12%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살펴보자.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실질적인 시동을 건 것은 참여정부였다. 행정수도 이전, 혁신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대표적인 정책수단이었다. 과연 이러한 정책수단을 통해 균형발전이 이뤄졌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10여 년의 통계는 수도권 집중도가 더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2010년 수도권의 인구집중도는 49.3%였는데, 2021년 50.4%로 상승했으며, 경제력 집중도 역시 2010년 49.1%에서 2020년 52.7%로 강화됐다. 물론 그간의 정책수단을 통해 수도권 집중도를 완화할 수 있었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근본적인 처방에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실질적인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어떠한 정책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 환경도 지난 20년 동안 큰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당초 전망보다 인구감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방소멸’이 대한민국에도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 다음으로 고려할 사항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부문 성장이 공공 부문을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향후 균형발전 정책 접근 방식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

먼저 균형발전이라는 이슈를 정치적· 이념적인 잣대로 접근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균형발전을 진보의 이념으로 재단하고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두어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것도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정책은 현실이라는 기반하에 실질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민간 부문이 적극적으로 균형발전 정책에 동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 등의 정책은 추진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그 효과 또한 미미하다. 법인세 면제, 보조금 확대 등 보다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기업이 지방으로 갈 수 있는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 상상 이상의 인센티브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기업의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을 수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지방 스스로의 노력에 대한 보상, 특히 지역 간 협력을 통해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한 중앙정부의 시혜적인 정책은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역에 적합한 맞춤형 발전 방안, 특히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 정책을 마련한 경우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부울경에서 진행되는 메가시티 구상은 지역 간 협력을 통한 균형발전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다. 향후 다른 기초 및 광역지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전 국토를 대상으로 한 일률적인 지원 방식은 정치적으로는 정당할지 모르지만 인구소멸 시대에 적합한 지원방식은 아니다. 균형발전 정책은 기본적으로는 공간 정책이다. 공간에 대한 지원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대해 사회적인 공감대를 이룰 필요가 있다.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세부적인 지원방식에 있어서는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지역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의미 있는 정책 배려가 필요한 전환기이다.

이승철 한국자금중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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