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상도 칼럼] “그만” 할 때까지 설득하라, ‘15분 도시’

부산시 민선 8기 첫 인사…박 시장 공약 실천 본격화

‘속도가 아니라 사람 중심’, 비전 모델만큼 소통 중요…도시 큰 변화 함께 이뤄야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08-01 19:31:26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민선 8기 부산시 첫 정기인사가 5일자로 이뤄진다. 앞서 시는 박형준 시장 핵심 공약과 여러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부산시의회 심의를 거쳤다. 2030엑스포추진본부, 금융 인프라 및 창업 생태계 조성을 관장하는 금융창업정책관 신설과 함께 15분도시기획단이 새로 생겼다. 시정 혁신을 위한 역량 집중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개편했다면 그만큼 적재적소 인사를 기대한다.

짐작건대, 박 시장 마음엔 ‘이제 본격적인 공약 실천’이라는 각오와 걱정이 교차하지 싶다. 엑스포 유치,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순항, 북항 재개발, 산업은행 이전 등 모두 호락호락한 사안이 아니지만 시민 누구나 당연히 이뤄지리라 여긴다. 그걸 해내라고 시민은 지난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 66.36%를 안겼다. 기대치가 높으니 부담도 크다. 부산 발전과 시민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 박 시장 입장에선 시민 지지에 대한 보답이자 ‘다음’을 기약하는 발판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물론 시 모든 직원이 이전과 다른 자세로 열정을 불태워야 할 이유는 이처럼 차고 넘친다.

정작 박 시장이 내세운 첫 번째 공약이 ‘시민행복 15분 도시’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 15분 도시는 새로운 비전이다. 기후와 에너지 위기, 사회갈등 위기, 경제복합 위기에 더한 감염병 및 신냉전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발상의 전환이다. 그래서 시민 모두가 어디에 살더라도 지속가능한 삶을 누리는 도시, 걸어서 15분 안에 주거와 일자리와 여가가 이뤄지는 도시로 라이프 사이클의 대전환을 꾀한다. 부산연구원은 ‘부산, 15분 도시’ 연구보고서에서 부산형 15분 도시는 지구생태계 유지에 기여하는 지속가능성, 시민 모두의 삶을 존중하는 공간민주성, 기술과 예술로 창조적 도약을 지향하는 첨단기술성의 세 가지 미래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당한 말이긴 하나 손에 잡히는 이야긴 아니다. 지난 3월 시가 마련한 15분 도시 정책발표회 기억이 새삼스럽다. 따지고 보면 15분 도시는 박 시장이 2021년 4월 보궐선거 때부터 제기한 사안이니 1년 정도 숙성을 거친 셈이다. 이날 정책발표회는 15분 도시 부산 비전과 발전전략 브리핑,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와 박 시장의 공감 토크, 15분 도시 부산 기본구상 용역 중간보고회 등 빡빡하게 돌아갔다. 여기에 참가한 한 간부 공무원과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그는 “이제야 15분 도시의 개념을 제대로 알겠어요. 결국 사람입니다.”

이는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국제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과 맥이 통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다”며 시민 행복과 삶의 질에 초점을 맞췄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 교수인 그는 2016년 15분 도시 이론을 정립했으며,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2020년 이를 재선 공약으로 채택하며 세계적인 흐름을 주도했다.

그렇다면 선도적인 15분 도시 모델인 파리에서 참고할 사항은 무엇일까. 우선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관점이다. 개발 일변도가 아니라 삶의 질로 도시 진화 방향을 잡았다. 또 하나 이를 구현하는 성공적인 모델 제시다. 미니메스 지구가 그 예다. 기존 건물은 복합용도로 재건축하고 주차장은 공원으로 리모델링하며 광장은 교통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재정비해 확산을 시도했다. 더 중요한 건 시민과의 소통이다. 공공 공간인 도로와 광장, 학교를 주민을 위한 삶의 공간으로 바꾸려면 시민과 공감대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모두의 파리’가 가능한 배경이다.

박 시장이나 15분 도시 관계자들이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시 내부에서 15분 도시 개념과 추진 방향을 공유하는데 1년이 걸렸다면 시민 설득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게 당연하다. 시가 조직을 개편하려할 때 “불명확한 15분 도시 사업을 위해 15분도시기획단을 만들었다”며 “이 사업으로 어떻게 기후 위기에 대응할지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부서를 신설하거나 개편해도 늦지 않다”는 4개 진보정당의 지적을 곱씹어야 한다. 게다가 시는 국토교통부의 초고속 교통 시스템인 ‘하이퍼튜브 기술 개발 테스트베드 공모’에 응모하지 않으면서 박 시장의 대표 공약인 어반루프(도심형 하이퍼튜브)마저 ‘공약’(空約)으로 미뤄두려는 것 아니냐는 야당 비난을 자초했다. 15분 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도심 지하를 관통하는 어반루프는 뭔가란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래야 ‘그린 워싱’(위장 친환경)이란 의구심을 씻어낼 수 있다.

박 시장이 휴가를 다녀오고 인사 대상자들이 제자리에 적응하는 다음주부터 15분 도시를 다루는 시의 태도가 달라지길 바란다. 시민이 그만하랄 때까지, 제대로!

정상도 논설실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영도에 있는 국내 최초 잠수정, 그 가치를 인정 받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다가 오후부터 구름...낮 최고 4~9도
  3. 3메시 활약 아르헨티나 8강행...미국 꺾은 네덜란드와 준결승 다퉈
  4. 4우루과이, 가나에 2점차 승리…두팀 모두 16강 진출 실패
  5. 5벤투호 '도하의 기적'…'황희찬 결승골' 한국, 극적 16강 진출
  6. 6한국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대~한민국 기쁨의 눈물바다
  7. 7<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포르투갈 전 분석
  8. 8부산 어제와 비슷한 추위 이어져...밤에는 빗방울
  9. 9[영상]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전국 초긴장
  10. 10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19시간 심사 끝 구속
  1. 1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19시간 심사 끝 구속
  2. 2尹대통령, 벤투 감독·손흥민과 통화 "국민에 큰 선물 줘 고맙다"
  3. 3시의회 ‘매운맛 의정’에 朴시장은 뒤에서 웃고 있다?
  4. 4서해피격 입 연 文 “정권 바뀌자 판단 번복…안보 정쟁화말라”
  5. 5안철수 존재감 알리기 ‘영남투어’
  6. 6김건희 여사 만난 캄보디아 아동 한국 입국해 수술 받는다
  7. 7“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8. 8이상민 해임건의안 본회의 보고 사실상 무산
  9. 9"정치파업 악순환 차단" 벼르는 정부…노정관계 시계제로
  10. 10尹대통령 지지율 3%p 오른 32%…"도어스테핑 중단 책임" 57%
  1. 11044회 로또 1등 12 17 20 26 28 36으로 8명 31억3694만원
  2. 2부진경자구역 '견고한 성장'…지난해 고용 23%·매출 27%↑
  3. 3산업은행 이전 로드맵 짠다…올해 초안 잡고 내년 완료
  4. 4남천자이 내달 입주… 부산 중층 재건축 신호탄
  5. 5부산항 진해신항 개발 닻 올린다…컨 부두 1-1 단계 금주 용역
  6. 6팬스타호 공연 매료된 일본 관광객 “부산 해산물 즐기겠다”
  7. 7수출액 1년새 14% 급감…가라앉는 한국경제
  8. 8[차호중의 재테크 칼럼]‘1인 가구’와 시대변화
  9. 9트렉스타, 독일서 친환경 아웃도어 알렸다
  10. 10"화물연대 파업에 철강에서만 1조1000억 출하 차질"
  1. 1부산·울산·경남 흐리다가 오후부터 구름...낮 최고 4~9도
  2. 2부산 어제와 비슷한 추위 이어져...밤에는 빗방울
  3. 3[영상]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전국 초긴장
  4. 4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2.9 지진 발생
  5. 5부산 코로나19 확진자 184명 감소...실내활동 증가에 재유행 올 수도
  6. 6화물연대 파업 주요거점 부산항서 전국노동자대회 열려
  7. 7울산 신규 확진자 883명... 사망자 3명
  8. 8겨울철 맞이해 해경, 선박·항만 오염물질 단속 돌입
  9. 9양산시 민선 8기 첫 조직개편안 원안 확정
  10. 10양산시 동부권 학생안전체험원 건립부지 확정, 2027년 개관 탄력
  1. 1메시 활약 아르헨티나 8강행...미국 꺾은 네덜란드와 준결승 다퉈
  2. 2우루과이, 가나에 2점차 승리…두팀 모두 16강 진출 실패
  3. 3벤투호 '도하의 기적'…'황희찬 결승골' 한국, 극적 16강 진출
  4. 4한국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대~한민국 기쁨의 눈물바다
  5. 5<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포르투갈 전 분석
  6. 6<반우용의 월드컵 원정기> 포르투갈전 직관 후기
  7. 716강 진출한 '벤투호', 이제는 브라질이다
  8. 8장인화 수성이냐, 세대교체냐…부산시체육회장 선거 4파전
  9. 9[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경계 1호는 호날두 아닌 페르난데스…중원 잡아야 승산 ”
  10. 10스페인 꺾은 일본, 16강 신바람...후폭풍에 독일 올해도 탈락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극협력주간, 새 북극정책 20년 준비할 때
재난적 의료비 지원 범위 확대를 바란다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킬리만자로의 눈
얼짱 축구선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자기 주장만 있는 예산 심의 국민이 용납 못한다
고리2호기 연장, 반쪽 공청회로 밀어붙일 일 아니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