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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지역에서 책을 만들며 살아간다는 것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7-17 18:53:0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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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떤 책을 살까? 한 출판관계자의 강연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어 친근한 책, 혹은 본인이 이미 알고 있는 책, 아니면 베스트셀러 칸에 자리한 책을 가장 많이 산다고 한다. 좋아하는 작가가 새 책을 내면 고민 없이 사서 읽는 독자도 있다는 말을 익히 들었다.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구매하는 독자도 있겠다.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기준에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적다. 아는 작가 혹은 아는 출판사, 서점에서 바로 앞에 위치한 책, 베스트셀러로 호명된 책, 미디어 노출이 잦은 책…. 그러고 보면 자주 보게 되면서 점차 호감으로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 에펠탑 효과가 떠오른다. 책은 이런 효과가 잘 들어맞는 상품 같기도 하다.

2년마다 실시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3년도에 62.4%였던 독서인구는 점차 줄어들어 2021년 기준 45.6%까지 내려왔다. 출판사와 서점 등 출판업계 종사자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책을 읽을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러한 발로인지 몰라도 요즘은 책을 구매하면 그에 관련된 제품을 굿즈로 제공하거나 같이 판매하는 전략이 잦다. 책보다는 굿즈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고, 나 또한 굿즈를 갖고 싶어 책을 사기도 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주로 대형서점은 굿즈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동네서점은 독서 모임이나 글쓰기 모임, 혹은 작가를 초청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독자들이 모이는 문화거점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도 지역에서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출판인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내가 직접 쓴 책이나 펴낸 책들이 1쇄 정도는 무리 없이 팔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마케팅적으로 대형 출판사를 따라잡지 못하고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SNS에 꾸준히 게시글을 올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정도다. 이것으로 1쇄를 전부 팔아내기엔 역부족인 듯 보인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책을 만들고 싶어 출판사를 차렸지만 자본 없는 1인 출판사가, 그것도 지역의 작은 한 출판사가 책 판매만으로 경제적 부양을 다 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출판문화 콘텐츠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도 하다. 독서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과 더불어 지역의 책들이 독자들에게 가닿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 출판문화 생태계를 보다 활발히 구축하고 지역의 출판인들이 연대하기 위해 올해 초에는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가 출범했다. 현재 협회에 가입한 부산지역 출판사만 하더라도 36개가 있다.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는 부산 지역의 다양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몇몇 출판사들의 공동기획을 통해 바닷가에서 읽기 좋은 책, ‘비치리딩 시리즈’도 개발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역출판생태계가 더욱 더 활발해지고 나아가 지역의 책들에 관심 갖는 독자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면서.

한편 부산시민도서관에서는 지역 출판사와 지역 작가들을 알리고 지역의 독서문화 생태계를 활발하게 만들기 위해 지역 작가 릴레이 북토크와 같은 지원사업을 매년 주최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4회째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엔 지역의 출판사뿐만 아니라 지역 서점까지 북토크의 주체를 확장했다. 올해 총 8개의 출판사, 2개의 서점, 총 13권의 책을 쓴 작가들로 북토크가 열리고 있다. 6월 말부터 시작해 8월까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나 또한 한 번은 다른 작가의 사회자로 참여하고, 또 다른 한 번은 직접 쓴 책의 작가로 참여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같은 지역인데도 몰랐던 작가들을 알게 되고 토크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행사 취지가 무색하게도 사람들은 여전히 지역의 작가와 출판사, 서점, 그들이 만든 책에 대한 관심은 적은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행사는 온라인과 대면으로 동시 진행되었는데, 참여하는 독자는 적게는 한 자리 수에 그치는 등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앞으로 지역성이 넘치는 책들을 독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역에서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작가이기도 한 나의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슬기 작가·‘일 인분의 삶’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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