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누구에게나 ‘15분 도시’ 부산을 위해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6-07 19:39:0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두 번의 선거가 끝나고, 이제 새로운 미래를 말하는 나의 도시를 마주한다. 불과 하루 사이 환희와 슬픔의 얼굴로 엇갈린 이들처럼, 대도시 부산의 계획도 사업의 우선순위부터 달라졌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청년기가 궁금해 앞으로의 5년 이야기가 담긴 ‘2040 부산 도시기본계획’부터 살펴보았다. 관광단지가 집중된 동부산에서 새로운 성장요인을 품은 서부산으로의 전환. 특정한 지역에 편중된 도시 기능을 분산해 다핵구조로 변경하겠다는 간단한 도식이 그려져 있었다.

기본계획이 그리는 다핵구조의 핵심은 도심 생활권의 분리와 특화다. 그리고 교통 개선으로 각 도심과 도심 연결을, 생활권 내에서의 원활한 이동과 교환을 유도하는 것에 있다. 이 과정에서 숫자 ‘15분’이 등장한다. 부산시는 ‘15분 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문화·쇼핑·특화시설이 나의 생활권으로 촘촘히 들어오는 미래환경을 제시했다. 그런데 얼핏 본다면 이 사업이 시민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일상생활의 편의를 극대화한 것 같지만, 관점을 바꾸면 상업시설로 나의 일상이 편입되고, 이웃보다 판매자를 만나는 경험이 우선되는 것과 같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우려는 스마트한 도시 계획에서 배제되는 ‘시민의 디지털 격차’에 주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산연구원이 지난 5월에 발표한 ‘코로나19, 부산지역 노동의 미래와 과제’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 기술의 적용으로 많은 시민이 노동환경 변화와 근무 시간 감소를 체감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고용 불안과 직접적인 소득감소를 경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음식 관광 도소매와 같은 3차 산업이 73%를 차지하는 부산 경제 환경에서 비대면 비즈니스 활성화는 개인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미 시민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고, 비대면을 통한 교환은 보편화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키오스크와 같은 무인화 서비스와 플랫폼 노동, 비대면 근무 방식은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15분 도시에서 가장 필요한 고민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부드러운 전환이 아닐까. 부산이 참고한 ‘15분 도시’ 모델의 시작은 프랑스 파리다. 파리의 첫 여성 시장이었던 안 이달고는 ‘모두의 파리’를 표방하며 정책 비전으로 모든 시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과 주택 공급의 다양화를 통해 모두가 도시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설계를 제안했다. 시민이 도시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거리가 광장이 되어 서로 만나고, 직접 자신의 생활권을 다듬어갈 수 있도록 자발적인 공동체의 기능을 보조하는 것이 도시의 역할이라고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뚜렷한 산업이 없고, 지속적인 인구 유출이 문제로 떠오른 부산에서는 빠른 성과를 위해 거점 중심 개발만을 이어갔다. 특정 지역의 높은 개발 밀도는 자연스럽게 지대상승을 이끌었고 도심과 도심 간의 불평등 이슈를 생산했다. 거점 중심 개발이 도심 내 빈부격차를 만들고, 도심과 비도심을 나눈 것이다.

부산은 타 도시에 비해 평균 인구밀도는 낮지만, 주거지가 좁고 산지가 많아 행정동 별 밀도가 높은 편이다. 그 어떤 도시보다도 이웃을 만나고,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원활한 도시인 것이다. 이제 여기서 도시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지, 시민을 위한 15분은 무엇이어야 할지 물어야 한다. 15분 도시의 핵심은 근거리 서비스다. 하지만 여기에서 서비스는 편의와 교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의 필요를 근접한 관계망을 통해 해소하고, 나의 서비스로 이웃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호혜적 관계가 15분의 본 의미일 것이다.

15분의 생활 속에 얼마나 더 많은 이웃을 만날 수 있는지에 따라 인구 300만까지의 감소를 앞둔 부산시의 향방이 갈릴 것이다. 고민해보자. 교통약자 이동지원을 위한 두리발의 평균 대기시간은 여전히 40분이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배달수요가 급증하던 2020년, 배달 예상 시간보다 10분 이상 지연되면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한 플랫폼은 여전히 현장 배달노동자의 배송 시간을 압박하고 있다. 어쩌면 누군가의 15분을 덜어주고, 누군가를 위해 15분을 더 내어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산이 말하는 15분 도시의 진짜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우동준 청년활동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모델은…고속·수소전동차, 하이퍼루프 3파전
  2. 2‘짓고도 못쓰는’ 자갈치아지매 시장 내후년 문 열까
  3. 3부산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교육부, 배경엔 대통령실?
  4. 4기다려! 유럽 빅리그…내가 접수하러 간다
  5. 5연 10% 적금에 1277억 몰려…남해축협 해지 읍소(종합)
  6. 6유치원 찾아 삼만리…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발동동
  7. 7화물연대 파업 부산은 해산 결정, 갑자기 왜?
  8. 8여당몫 상임위원장 5명 교체…PK 3명
  9. 9‘한 명의 아이도 포기않겠다’…공교육 표준 마련에 헌신
  10. 10대우조선도 에어부산도…산업은행장 손에 달린 PK 현안
  1. 1여당몫 상임위원장 5명 교체…PK 3명
  2. 2속도내던 메가시티 해산, 브레이크 걸렸다
  3. 3김건희 여사 부산 방문해 깜짝 자원봉사
  4. 4김건희 여사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깜짝 방문, 직원들 격려
  5. 5부산 온 안철수 "당 대표 되면 총선 170석 획득해 승리 견인"
  6. 6윤석열 지지율 5개월만에 40%대, 정당은 국힘이 역전
  7. 7세 과시한 친윤…공부모임 ‘국민공감’ 의원 71명 참석
  8. 8비명계 “이재명 100일, 방탄 빼고 뭐 했나”
  9. 9여야 예산안 협상 '벼랑끝 싸움'..."초당적 협조"VS"부자 감세"
  10. 10도 넘은 北 '이태원' 흔들기...미사일에 악성코드 보고서까지
  1. 1‘짓고도 못쓰는’ 자갈치아지매 시장 내후년 문 열까
  2. 2대우조선도 에어부산도…산업은행장 손에 달린 PK 현안
  3. 3野 ‘안전운임 3년 연장’ 수용에도…정부 “타협없다, 복귀하라”
  4. 4화물연대 파업 16일 만에 끝났다
  5. 5화물연대 업무 복귀했으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
  6. 6'한전법 개정안' 부결 파장…정부, 전기료 인상 조기 추진
  7. 7창업기업 지원 ‘BIGS’ 매출·고용 목표치 껑충
  8. 8수산식품산업 현재와 미래, 부산서 찾는다
  9. 9에어부산 32개월 만에 나리타 정기편 운항 재개
  10. 10따뜻했던 11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늘었다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모델은…고속·수소전동차, 하이퍼루프 3파전
  2. 2부산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교육부, 배경엔 대통령실?
  3. 3연 10% 적금에 1277억 몰려…남해축협 해지 읍소(종합)
  4. 4유치원 찾아 삼만리…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발동동
  5. 5화물연대 파업 부산은 해산 결정, 갑자기 왜?
  6. 6‘한 명의 아이도 포기않겠다’…공교육 표준 마련에 헌신
  7. 7수능 성적표 받아든 고3 희비 교차
  8. 8올 수능, 수학 어렵고 국어 쉬웠다…이과생 ‘문과침공’ 거셀 듯
  9. 9우리 탈출한 곰 3마리 주인 부부 습격...2명 숨져(종합)
  10. 10울산 곰 탈출 두번째 되풀이 결국 60대 2명 사망 참변으로
  1. 1기다려! 유럽 빅리그…내가 접수하러 간다
  2. 2토트넘 한솥밥 케인-요리스 ‘맞짱’
  3. 3PK의 저주…키커 탓인가, 골키퍼 덕인가
  4. 4벤치 수모 호날두, 실내훈련 나왔다
  5. 5슈퍼컴은 “네이마르의 브라질 우승”
  6. 6[카드뉴스]월드컵 상금 얼마일까?
  7. 7무적함대도 못 뚫었다…다 막은 ‘야신’
  8. 8거를 경기 없다…8강 10일 킥오프
  9. 9축협 저격? 손흥민 트레이너 폭로 파장
  10. 10프랑스 또 부상 악재…음바페 훈련 불참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시민의 힘으로 위트컴 장군을 기립니다
함께하는 나눔, 지속가능한 부산
기명칼럼 [전체보기]
출구전략이 아니라 전력투구가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울경 합동추진단 예산 삭감 논란을 보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도청도설 [전체보기]
우크라이나의 투혼
코리안 에이지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부산형 급행철도 구체성 높여 시민 설득하라
건강보험 누수 막고 합리적인 재조정 나서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이태원 연가
와인 한잔할래요?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