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 현황을 논할 때면 청년층 유출, 고령인구 증가, 취약한 산업구조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언급한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대도시 중 최초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으며,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아 경제충격에 대한 체감도가 크다는 이유로 부산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특히 지역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문제들도 긍정적 생산적 창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면 지역을 새롭게 도약시키는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다.

청년인구 유출 문제만 해도 그렇다. 부산은 20~34세의 청년인구가 60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의 도시이다. 청년인구가 많기에 일자리가 부족하여 역외로 이동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부산을 지키며 지역경제의 버팀목으로 성장하고 있는 청년들이 더 많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청년은 부산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은 앞으로 부산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주축이 될 것이다.

또한 고령인구가 많다는 것도 약점만은 아니다. 시니어가 가진 업무 경험과 풍부한 노하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청년과 시니어의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청년이 무한한 상상력으로 창의적인 생각의 씨앗을 뿌리고 시니어가 지식과 경륜의 밑거름을 더 한다면, 이 생각과 경륜이 산업계·소상공인과 결부되어 열매를 맺어가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시너지는 지역경제의 주춧돌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활력을 회복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소상공인이 따라잡기 힘든 소비자의 트렌드를 맞춰 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시니어의 노하우는 소상공인의 경쟁력 향상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은 부산의 자산인 청년 시니어 소상공인을 조직화하여 부산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는 ‘부산형 발전모델’을 구축해보고자 한다. 각 분야별로 청년·시니어 그룹을 구성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이다.

비대면의 일상화로 디지털 전환은 필수가 되었다. 소상공인도 예외일 수 없다. 최근 소비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며 디지털 기기를 비롯한 디지털 문화에 능숙한 세대이다.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디지털 트렌드에 맞추어 청년·시니어 디지털 지원단이 각각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은 경영안정을, 청년은 일자리 경험을, 시니어는 지식과 기술 나눔의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올해 경제 정책 화두를 ‘회복과 도약’으로 정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면서도,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체질로 탈바꿈하는 혁신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지역경제의 회복과 도약을 위한 변화의 시작은 부산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약점은 기회가 되고 부족한 부분은 가능성으로 채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그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