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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우여곡절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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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의 효시는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은 민주당 존 F 케네디와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의 토론이다. 당시 케네디는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었고 닉슨은 현직 부통령이었다. 대중 인지도면에서 케네디는 8년간 부통령이었던 닉슨에 밀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TV토론은 일거에 두 후보의 판세를 뒤집어놓았다. TV토론에 나온 케네디는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고 닉슨은 식은땀을 흘리거나 자신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후 정례화된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은 맞짱 토론으로 격한 설전이 오간다. 2020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 간 TV토론은 정책 경쟁보다는 인신공격이 난무해 비난받았다. 그동안 우리 TV토론 수준도 높은 편은 아니었다. 2012년 대선 TV토론에서는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향해 한 “당신을 떨어뜨리려 나왔다”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토론에서 열세이던 박 후보에게 동정 여론이 조성됐다.

설을 앞두고 민심을 좌우한다는 TV토론을 두고 대선 후보간 치열한 수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설 연휴 가족과 친지가 모이면 ‘누가 더 일을 잘할 후보인지’ ‘경제와 민생 부문에서 나라 살림을 가장 잘 이끌어갈 사람이 누구인지’ 등 선거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설 연휴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판세가 출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서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양자 토론을 기획했으나 지난 26일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방송 3사가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을 포함해 4자 토론을 추진하자 이번에는 TV 중계 없는 양자 토론을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TV토론을 기대하는 국민의 마음은 한결같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없어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를 만날 기회가 과거보다 적다. TV토론은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정책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인 셈이다. 그동안 후보들이 비방전에 치우치다 보니 유권자들은 정책 대결을 볼 기회가 없었다. 19대 대선은 대통령 탄핵 직후의 혼돈 상황에서도 6차례 토론을 했다. 전례를 고려한다면 토론 방식이나 참석자 여부를 둘러싼 줄다리기에 앞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정책과 됨됨이를 알 수 있는 토론회를 더 많이 열어야 마땅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이 옥신각신하는 것 자체가 유권자인 국민보다 자신의 유불리를 앞세우는 처사 아닌가.

이은정 논설위원 e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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