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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낙동강 철새 도래지 축소’ 의견 누구 위한 것인가

더 줄이면 인간·자연 공존 불가능…문화재청, 강서구 요청 거절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11-30 19:34:09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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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보호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 강서구가 문화재청에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문화재보호구역을 축소·해제해달라”고 건의하면서다. 강서구는 서낙동강 신호대교 북부, 평강천, 맥도강, 을숙도 생태공원 상부에는 구역 축소를, 신호대교~르노삼성대로 상부와 엄궁대로~공항로 상부엔 구역 해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서낙동강·평강천·맥도강 일원에 들어서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지 11.77㎢의 73.4%(8.64㎢)가 문화재보호구역이어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철새도래지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에코델타시티에서 ‘에코(생태)’라는 수식어를 삭제해야 할지도 모른다. 에코델타시티 조성 취지에 대한 근원적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는 1966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면적은 232.36㎢였다. 그랬던 철새도래지가 2007년 14.78㎢ 줄어드는 등 각종 개발로 12차례 구역 조정을 거치면서 약 3분의 1 규모인 87.28㎢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2015년 부산시 조사에서 한 달 최대 10만6841마리 관측된 철새가 2018년 문화재청 조사에선 7만5963마리로 28.9% 감소했다. 여기서 문화재보호구역을 더 축소하면 철새 또한 더 줄어들게 뻔하다. 그러면 인간과 자연(철새)이 공존하는 에코델타는 불가능해진다. 에코델타시티 조성 취지 역시 무색해진다. 에코델타라는 개발 비전 자체가 거짓이었음을 자인하게 되는 처지에 몰리는 셈이다.

에코델타시티가 사람의 생활공간으로 매력적 가치를 가지는 건 낙동강 하류라는 천혜의 생태 환경 때문이다. 그런데 문화재보호구역을 줄여 철새가 서식하기 힘든 곳이 된다면 생활공간적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위기를 모면하려면 개발을 하되 자연 훼손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철새 서식을 위해 필요한 불편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서구가 “건물 하나 지을 때마다 일일이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불편을 문화재보호구역 축소 사유로 제시했는데, 그건 에코델타시민의 당연한 요건이다. 그 덕목을 갖추지 않는다면 철새와 낙조, 갈대 등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낙동강 하류의 절경을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자격을 주장하기 어렵다. 그러니 강서구는 문화재보호구역 축소 요청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문화재청은 2009년 부산시, 환경단체와 함께 생태 모니터링을 한 뒤 “문화재보호구역 해제나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철새 서식지 기능을 유지하려면 문화재보호구역을 계속 존치해야 한다는 게 당시 문화재청의 입장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사정은 달라진 게 없다. 오는 15일까지 진행하는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모니터링 및 개선방안 마련’ 용역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이나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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