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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울산이 사실상 ‘영구 핵폐기장’ 될 순 없다

핵폐기물 떠안는 법안에 시민 반발…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 내놓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11-25 18:54:5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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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난 9월 발의해 지난 23일 국회에 상정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사용후핵연료를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원전 내에 그대로 보관하도록 사실상 합법화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원전 1호기 해체 계획의 적절성 심사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당시 원안위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용후핵연료 처리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못해 심사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봤다. 2017년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된 이후 임시저장시설에 오랜 기간 보관 중인 핵폐기물을 어디로 어떻게 옮길 것인지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사용후핵연료 부지내 저장’을 명문화한 고준위 특별법을 만들어 원전지역을 핵폐기장화 한다고 하니 지역민들이 반발하지 않겠는가. 원전지역 외 제3의 지역에 핵폐기물 영구처분장을 완공하기 전까지는 고리원전 등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해당 원전 구역 내에서 저장하고 관련시설을 짓도록 하는 것이다. 특별법대로라면 고리 2~4호기와 신고리 1~4호기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는 모두 지역에 묶어 놓아야 해 부산·울산 등이 영구 핵폐기장이 될 수밖에 없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성환 의원은 영구처분장을 만들기 전 임시저장시설을 건설해야 원전 지역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관리시설 부지 찾기가 국가적 난제로 인식되고 있어 지역민을 속이는 말에 불과한 셈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원전에서 사용하고 남은 핵연료봉이 포함된다. 이는 10만 년 이상 격리보관해야 할 만큼 독성이 심하고 위험하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원전보다 더 위험한 핵폐기장을 조성하면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하지 않고 원전이 있다는 이유로 그곳에 보관하라는 법을 만든다니 이는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된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용후핵연료 처리방안을 못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산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2019년 5월 출범해 지난 3월 활동 종료까지 아무런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 정부도 원전해체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애드벌룬만 띄운 채 지역민에게 희망고문을 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관리와 처분은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손쉬운 방법을 찾겠다고 ‘부지 내 저장시설’을 입법화한다면 더욱 큰 사회적 갈등만 불러올 것이다. 오죽했으면 지난달 25일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위치한 16개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원전동맹이 핵폐기물을 서울, 경기도를 비롯한 원전이 없는 광역지자체로 분산배치하라고 요구했겠는가. 전기 사용이 많은 수도권에서는 고통분담과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그동안 고생한 원전 주변 지역민들에게만 무한 희생과 양보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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