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지역별 순회 경선과 1~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후보는 누적 득표율 50.29%를 기록해 2위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36.5%) 등을 누르고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24만8000여 명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선 이 후보(28.3%)가 이 전 대표(62.3%)에게 크게 뒤져 순탄치 않은 본선 레이스가 예상된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시 시행한 ‘대장동 개발’의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한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서다. 당장 이 전 대표 측이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고,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몰아가고 있다. 당 안팎의 대장동 공세가 이 후보의 최대 난관으로 불거졌다.

이 후보는 당초 대장동 개발을 “5500억 원의 개발이익을 환수한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사업”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다 그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본부 기획본부장이 수뢰 혐의로 구속되자, 이 후보는 “제가 지휘했던 직원이 연루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관리 책임을 인정했다. 검찰 수사는 수천억 원의 이득을 챙긴 대장동 개발 민간업체의 실소유주로 향하고 있다. 그 의심 대상에 유 전 본부장과 이 후보가 있다. 이를 의식한 이 후보는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한 연설에서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와 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이 대부분 국민의힘 측 인사라며 화살을 국민의힘으로 돌렸다. 여야의 대장동 의혹 공방에 가려 민생 등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야 할 20대 대선의 중대 국정 사안들이 묻힐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검경은 신속한 수사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성남시의장 등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한 350억 원대 로비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회사에서 빌려 간 473억 원의 용처 등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앞서 압수수색 적기를 놓치는 등 검경의 대장동 수사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간끌기식 수사를 하다간 20대 대선은 대장동 소용돌이 속에 실종될 공산이 크다. 그로 인한 국정 파행은 생각하기조차 끔찍하다. 철저한 정치적 중립과 소신 수사로 혼란을 예방해주기 바란다.

이 후보를 비롯한 여야 대선 주자들도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대장동 개발의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에도 연루 의혹을 받는 인사가 있는 만큼 지금처럼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행태는 유권자들의 의심만 더할 뿐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대선 후보 선출을 “민생개혁, 사회개혁, 국가개혁을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그러려면 먼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의혹부터 말끔히 털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 개혁호’를 이끌 대표자로서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