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는 부산에서’ 이런 문구가 새겨진 팻말을 든 사람들,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종종 올라오는 사진이다. “함께해요. 이삼부” 캠페인인데, 일종의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같은 개념으로 팻말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해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식이다.

신문이나 방송에 소개되는 이런 챌린지 때문인지 요즘 ‘엑스포’란 말을 흔히 주변에서 접할 수 있다. 부산시가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서면서 나의 어릴 적 기억도 소환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엑스포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바로 ‘꿈돌이’다. 노란색에 삼각형 얼굴, 1970, 80년대생이면 누구나 떠올릴 아련한 추억의 마스코트다.

1993년 우리나라 첫 세계박람회인 ‘대전엑스포’의 마스코트 ‘꿈돌이’. 당시 다양한 기념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엑스포 행사장에는 꿈돌이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을 TV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과 세월이 지나며 다양한 캐릭터와 마스코트가 등장하면서 우리의 어릴 적 슈퍼스타였던 꿈돌이는 한동안 잊히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해 ‘꿈돌이’가 다시 돌아왔다.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오래되어 잊히거나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각양각색의 마스코트들을 총출동시켰는데, 그중에 ‘꿈돌이’가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추억의 ‘꿈돌이’는 당당히 최근 인기 캐릭터인 ‘펭수’ ‘라이언’과 맞섰다. 최근에는 SNS 메신저인 그림말(이모티콘)을 비롯해 ‘꿈돌이’의 다양한 디자인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부산시가 도전장을 던진 월드엑스포는 인류의 과학·문학적 성과와 미래상을 제시하는 세계인의 축제로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이다.

이전의 한국에서 개최된 대전과 여수 엑스포는 인정엑스포였으나, 이번에 부산이 도전하는 2030엑스포는 이전의 인정엑스포와는 질적으로 다른 국내 첫 등록박람회다.

등록박람회는 1800년대부터 열던 만국박람회의 전통을 계승한 엑스포이다. 전시 규모는 무제한이며, 다양한 분야의 전시를 하게 되며 참가국이 각자의 비용과 설계로 관람시설을 건설하며, 주제에도 제한이 없다.

자유로운 주제에서 출발할 부산시가 선택한 ‘부산월드엑스포’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술, 인간과 자연이 지속 가능하고 조화롭게 함께 사는 미래를 만들려면 세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과학을 주제로 한 1993년 ‘대전엑스포’는 아기 외계인을 형상화했는데, ‘부산월드엑스포’ 개최가 확정된다면 어떤 마스코트가 탄생할까?

수십조 원의 경제 효과와 일자리 창출, 월드엑스포의 장밋빛 청사진도 중요하지만 내가 기대하는 건 우리 아이들에게 ‘부산월드엑스포’ 개최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와 꿈,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2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꿈돌이’가 내 기억 속에 선명하듯 ‘부산월드엑스포’가 탄생시킬 마스코트와 캐릭터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잊히지 않는 추억과 기억을 선물해 줬으면 한다.

부산 금정구 토지정보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