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는 경제 부흥의 기회이자 세계도시로 도약하는 디딤돌이다.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된 후 유치 과정 자체가 도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효과가 있다.

2015년 개최한 밀라노엑스포는 엑스포 준비 기간과 개막 초기만 해도 성공적으로 치러질 거라는 데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밀라노 엑스포가 남긴 기록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개최 결과 세계 144개국에서 2150만 명이 입장했다. 이 중 부산 인구를 초과하는 550만 명은 외국인 관람객이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엑스포 행사를 위해 13억 유로를 지출했는데, 2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었다. 300개 이상의 경제 사절단과 세계 각국의 정상 60여 명이 엑스포 개최지를 방문함으로써 엑스포 관람객들의 총지출 금액은 23억 유로에 달했다. 이탈리아 기업들과 해외 경제 사절단의 비즈니스 미팅만 해도 4만 건이 넘었다. 유러에르메스 경제연구소는 2015년 밀라노 엑스포 수익은 30억 유로(4조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수치는 이탈리아 국민 총생산의 0.4%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이는 최근 30년간 치러진 국제 엑스포에서 중국 상하이엑스포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밀라노엑스포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계속된 경제 위기로 추락한 이탈리아인들의 자신감이 밀라노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회복됐다. 엑스포 폐막 연설에서 이탈리아의 마타렐라 대통령은 모든 이탈리아인들이 하나됨으로써 이루어낸 성과이자 승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엑스포 시작 전의 우려와 폐막 후 결과는 달랐다.

밀라노엑스포의 또 다른 시사점은 엑스포 주제였다. 엑스포 주제로 인한 이탈리아 식품업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를 주제로 총 170만㎡에 달하는 거대한 전시 공간에 145개국이 참가해 국가관을 세우고 각국의 우수한 음식 문화와 미래 식량에 대한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이탈리아였다고 강조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식품 기업들이 지방 설탕 소금을 음식물에 덜 첨가하도록 하는 프로토콜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에 더 관심을 갖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엑스포로 이탈리아는 포도주 파스타 올리브유 등 식품 수출에 있어 확고한 세계 1위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개최 예정이었던 2020두바이월드엑스포는 중동지역서 열리는 첫 엑스포다. 코로나19로 올해로 미뤄져 오는 10월 1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두바이는 개최지로 선정된 후 두바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도시 전체를 미래형 첨단도시로 바꾸고 있다. 두바이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엑스포가 가져다줄 경제 투자 효과를 335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로 예상한다. 전시장 건립, 호텔과 관광 인프라 확충 등 엑스포 개최에 따른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도 9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두바이엑스포는 코로나19 팬데믹시대 개최되는 인류 3대 글로벌 이벤트 중 하나로 도쿄올림픽에 이어 어떻게 개최될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치러져 장기화한 거리두기에 지친 세계인에게 희망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온라인을 통해 세계인이 경기를 관람하게 해 국가브랜드를 높인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성과를 거둔 도박이자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의 여지가 있는 스포츠 행사였다’는 영국 BBC 논평처럼 일본 정부가 강조한 일자리 확대와 경제 성장에 한계를 갖게 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하고 자산화하는 데 역부족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두바이월드엑스포는 여러 가지 관전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도쿄올림픽이 준 긍정적인 성과와 어려움을 토대로 변화를 주도하며 도시 성장의 대전환을 어떻게 이루느냐이다.

부산은 현재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유치 과정 속에 시는 국제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글로벌 의제들을 언급함으로써 세계시민의 관심을 촉구하며 도시를 해외에 알릴 기회를 지속해서 가지게 된다. 그래서 엑스포 유치의 중요성은 유치 확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2030년 미래에서 현재를 보면 가슴이 뛴다. 부산이 인류의 집단지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며 인류 발전의 대변혁의 주인공이 되어 세계도시를 리드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대전환의 동력이 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가덕신공항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휘장 아래 만국기들이 함께 휘날리며 부산을 찾는 세계인들을 맞는 날을 고대한다.

한국PCO협회 회장·㈜리컨벤션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