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운업의 성공적인 재건에 대한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린다.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던 해운업이 기적같이 살아난 것은 우리나라 경제와 특히 해운업의 중심지인 부산 경제에 있어서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해운업 재건은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였고, ‘해운강국 건설’이라는 국정과제로 선정되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을 수립하여 해운업 재건을 위한 정책지원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주요 지원내용으로는 국내화물의 국적선사 운송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화물 확보를 하도록 했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신설(2018년 7월)하여 저비용·고효율 선박을 신조하는데 투자 및 보증 등을 지원하고 중소선사에 대해서도 금융지원을 확대했다. 특히 노후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경우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선사의 부채비율 완화 등 경영안정 지원방안을 확대했다.

그 결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설립 이후 선박금융, 친환경설비, 폐선보조금 등 49개사에 대해 약 4조 2800억 원이상을 지원했으며(2020년 7월 기준), 이를 통해 해운업 매출액은 한진해운 사태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2015년 이후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국적원양선사인 HMM은 영업이익이 21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되었고, 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보완한 해운업의 질적 성장 중심의 새로운 중장기 추진계획을 지난해 마련했다. 새로운 추진계획에서는 코로나19 피해 최소화, 컨테이너선사 경쟁력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단기간 내 집중적인 노력으로 해운업을 재건한 해양수산부의 저력은 당연히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해운업의 성공적인 재건에 비추어 수산업의 현황을 보면 상당한 아쉬움과 함께 해운업에 대한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우선 어업생산량이 급격히 감소(1986년 대비 2019년 어업생산량 47% 감소)하고 있어 어업생산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그 결과, 어업수익은 감소하는 반면 어업비용이 크게 증가돼 어업경영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어업종사자수는 2010년 10만7163명에서 2019년 8만3209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19년 기준 60대 이상의 어업종사자수의 비중은 63.4%로 증가한 반면, 20대의 신규 어업종사자수의 비중은 1.3% 수준으로 어업인력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젊은 신규 인력의 유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어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어업경영 개선을 위해 어선감척사업이 1994년부터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지만, 연간 적은 예산에 따른 소극적인 추진으로 어업의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어선의 대부분은 1980년대 모델로 유류 과소비, 어선원 과다 소요 등 생산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열악한 승선환경 및 노후화된 어선구조로 어선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선 신조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나 현재 대출 조건 및 담보가치 절하 등 금융지원 조건이 열악한 상황 속에 있어 어선 신조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어선 기반 구축과 관련한 정책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근해어선만을 대상으로 하고, 기금 규모도 160억 수준에 불과하여 국내 해운업 및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현재 수산분야 정책 사업을 위한 기금으로는 수산발전기금과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등이 있다. 이 중 어업구조 조정 및 개선과 관련한 사업들은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에서만 이루어지고 있고, 그 규모 또한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조선 및 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 1조 원, 한국은행 10조 원 등 총 12조 원의 펀드가 조성된 해운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한 실정이다.

국가 균형발전을 견인하는 필수산업으로서 구조조정을 통한 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산업 경영의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해운재건의 성공과 같이 단기간 내 집중적인 정책적 노력을 통한 수산업 재건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해운업의 질적 성장과 같이, 젊은 신규 어업인력 유입을 위한 국내외 교육 지원과 어선원들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한 복지 지원책 또한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고, 향후 필수적인 행정부서로서의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해운업과 수산업 분야에 대한 균형적이고 형평성 있는 정책 추진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저력으로 해운업 재건에 이은 수산업 재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