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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연과 인간 공존하는 낙동강 하구를 /임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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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1-06-21 19:52:4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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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는 태백산 황지에서 발원하여 1500여 리를 흘러 강서구 명지에 이르는 강물의 종착지이다. 쿠로시오 해류가 제주를 지나 남해를 거슬러 올라오는 길목에 위치한다.

즉, 육상의 하천과 해양의 수계가 만나는 공존 공간이다. 또한 예전부터 영양염류와 먹이생물 등 생명자원이 풍부하여 겨울철새의 월동지로 유명하고 갯벌과 염생식물이 풍부하여 자연환경 보전지역, 습지보호구역, 문화재 보호구역, 연안오염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낙동강 하구에는 일반적인 강 하구의 지형적 특성과 다른 형태의 모래톱(사주섬)을 찾아 볼 수 있다. 을숙도까지는 강을 따라 길게, 그 아래 바다 쪽으로는 육지와 평행하게 모래톱이 발달해 있다.

일반적으로 모래톱 지형은 하천수와 해양파랑, 조석의 영향으로 그 형태가 결정되는데 강에서 내려오는 담수와 바다에서 밀려오는 해수와 힘의 균형에 따라서 생겨나는 현상이다.

1900년대 초부터 낙동강 하구의 지형을 모니터링 해온 연구자들에 따르면 과거 100년 사이에 점진적으로 발달해 왔고 시기에 따라 일부 모래톱들이 성장하기도 줄어들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크기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 모래가 낙동강 하구 신자도를 기준으로 동서 방향으로 계절별 이동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특이하게도 낙동강 하구는 위 3가지 요소에 하구둑의 인위적인 영향이 추가되어 발달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낙동강 본류를 서낙동강에서 1987년 용수공급을 목적으로 준공된 현재의 하구둑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하천수 방향 변경, 을숙도 하단부 준설 그리고 지속적인 수로 준설 등이 인위적인 영향의 예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그동안 우리는 각종 개발 사업으로 낙동강 하구 갯벌을 침범해 땅을 매립했고 도시를 건설해 왔으며 지금도 육역부에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한창이거나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개발 사업은 하구 기수역을 찾아오는 철새는 물론이고 인간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쳐왔다.

낙동강 하구는 그동안 철새도래지 보호에 따른 다양한 규제로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하구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철새만큼이나 많이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구 인근에는 사하구 다대포 장림 홍티 하단 중리 동리 신전 등의 부산시수협 소속 어촌계와 녹산 송정 눌차 동선 등 부경신항수협 소속의 어촌계 등 3000여 명의 어업인이 직·간접적으로 낙동강 하구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지만, 하구 지형 및 생태계 변화에 따라 생업에 여러 가지로 제약도 받고 있다.

하구둑 아래에 부정형적으로 퇴적되는 모래톱은 소형 어선의 뱃길을 막는다. 좁은 수로를 따라 움직이는 어선 충돌, 갑자기 생긴 모래 언덕에 어선 좌초, 모래 퇴적으로 수심이 낮아짐에 따라 김 양식어장이 먼 바다로 이동한다. 더구나 모래 퇴적층이 물길의 흐름을 막아 모래 갯벌이 썩어가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하구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소홀했다. 이제부터라도 이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자연 생태계의 순환 고리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강제한다고 해서 관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강물이 바다에 이르러 바닷물과 교류할 때 그 지역은 기수역이 되고 육지로부터의 풍부한 영양염류 유입으로 미생물과 플랑크톤이 형성될 때 이는 곧 작은 물고기를 키우고 이를 중간 크기의 물고기가 먹음으로써 자연 생태계 순환 고리가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것이다. 또한 낙동강 하구를 찾아오는 철새들에게는 자연이 생산한 풍부한 먹이를 공급하게 될 것이고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에게는 인간이 유용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수산물을 내어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낙동강 하구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자연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도 물길을 내어주고 썩은 갯벌은 거둬들여야 한다. 지금까지 도시 개발과 자연환경 보전은 서로 상충되는 관계였다. 이제는 상호 보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융합과 공존의 방식을 찾아야 할 때이다.

부산시수산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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