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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 해양금융도시 만들기 지금이 기회다 /이재민

  •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
  •  |   입력 : 2021-06-17 19:47:4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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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그동안 해양금융을 위해 추진해온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산을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해양금융도시라 부를 수 없을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은 돈의 흐름으로 정의되는 매우 상업적 영역이다. 상업 금융이 없는 곳에서 금융중심지를 논할 수 없다. 민간금융회사들은 금융 수요가 많고 수익이 있다면 몰려온다. 향후 30년간 해양금융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막대할 것으로 보이는 지금이 해양금융에 민간금융회사를 모을 적기라 생각한다.

최근 세계 경제에서의 화두는 단연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환경 문제이다. 해운은 교통수단 중 가장 탄소배출이 심한 업종이어서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전 세계 선박의 탄소배출(탄소집약도)을 2008년 대비 2050년까지 70% 감소시킬 것을 요구한다. 세계적 요구와 규범에 따르기 위해 해운사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 기존 선박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에 소요되는 금액이 막대하다.

해운경제학의 대표적 학자인 마틴 스토포드(Martin Stopford) 교수는 향후 2050년까지 탈탄소를 위해 소요될 선박투자액이 3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국내에서는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선박만 절반의 금융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해도 2050년까지 금융 수요는 약 7000억 달러(약 770조 원)에 달한다.

범위를 조금 넓혀 한중일 삼국이 수주하는 선박의 30% 정도만 금융을 제공한다고 해도 그 규모는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다.

이러한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 선박펀드의 활성화와 해외 금융기관의 유치라 생각한다. 국내에서 상업금융을 해양산업에 활용하는 방법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선박 투자로 끌어내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금융 위기 이전 세계 선박금융을 주도했던 독일의 KG펀드 운용을 통해 함부르크는 세계적 해양금융도시로 발전했다. 부산에서 선박펀드가 활성화된다면 펀드를 조성하고 관리하는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자산운용업의 성장도 함께 이루어져 금융중심지의 중요한 시장 하나를 구축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세계 선박 건조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동북아의 해양금융 수요를 부산에서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해외 금융기관의 유치다. 그동안 부산의 해외금융기관 유치는 전무했다. 홍콩이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부산에서 선박펀드 활성화와 해외 금융기관 유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선박펀드 투자자에게는 조세 리스와 같은 세제 혜택이 절실하고 해외 금융기관의 유치를 위해서도 세제 감면, 금융회사 설립 및 운용상 규제 완화 등이 따라야 한다. 이러한 특별한 조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은 부산에 해양금융특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부산이 싱가포르나 홍콩과 해양금융도시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들이 시행하고 있는 것과 같은 수준의 제도는 갖추어야 하는데 이는 특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부산이 명실공히 동북아의 해양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지금,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부산의 역량을 모으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전 한국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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