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어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인구 5134만9116명의 20%선이니 국민 5명 중 1명 꼴이다. 지난 2월 26일 첫 접종 이후 105일 째 되는 날 만들어진 이 기록은 집단면역 기대감을 갖게 하는 계기라 하겠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국민 1400만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오는 11월 집단면역 목표까지 한참 남았다. 전국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면서 확진자 수가 하루 400~700명 대를 오르내리고 전파력이 더 세다는 해외 유입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하고 있으므로 결코 마음을 놓을 상황이 아니다. 여전히 코로나19 유행을 최대한 억제하며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이유다.

백신 접종은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종사자와 입원자를 시작으로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1차 방역대응 요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사회필수인력, 특수교육 및 보건교사, 75세 이상 등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접종 초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희귀 혈전증 부작용과 일시적 백신 부족으로 생긴 ‘백신 보릿고개’ 등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 75세 이상에 이어 60~64세 고령층과 30세 미만 군 장병, 예비군 및 민방위대원 등에 대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흔쾌히 접종에 나서고 부족한 백신 접종 차례를 인내심을 발휘하며 기다린 국민의 힘이 만들어낸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 접종 효과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려는 여러 나라의 모습이 그 예다. 일상의 회복은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선 75세 이상 환자 발생 비율이 지난 4월 중순 10만 명당 8명에서 이달 초 3명으로 60%가량 줄었다. 정부는 다양한 접종 인센티브 조치로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적모임 인원 기준 제외, 공원이나 산책로를 비롯한 야외 ‘노마스크’ 등 혜택에 이어 7월부터 접종 완료자는 단체 해외여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최소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무리하고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백신 물량의 안정적인 공급과 접종 부작용 최소화 방안 마련에 한 치라도 빈틈이 없어야 하겠다.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 예비명단 활용 지침이 오락가락하는 등 접종 현장의 혼선은 더 용납할 수 없다.

아직은 백신 접종 규모가 유행을 축소할 정도로 충분치 않은 게 사실이다. 다음 주부터 적용될 ‘거리두기 조정안’이 오늘 발표될 예정이지만 수도권 2단계 및 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앞둔 가운데 전국의 이동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개인 위생 준수와 함께 접종에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행정 요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