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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유쾌하게 진영 뛰어넘기 /이노성

김세연·박용진의 대담집, 진영 논리 뛰어넘는 파격

상대방 가치도 포용해야 스윙보터 20대 표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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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정책을 정면 비판한다.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을 잡는 쪽으로 주택정책의 첫 단추를 꿴 게 실수였다.” 친문 주류와의 충돌이 빚어질 때마다 박용진에게는 “나가라”는 협박이 들려왔다.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출신인 김세연 전 의원은 진보 의제인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한다. “동일노동이라면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줘야 한다.” 김세연의 화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매특허인 ‘깨어있는 시민’.

당내 개혁파로 꼽히는 두 정치인이 꿈꾸는 미래가 올해 2월 발간된 대담집 ‘리셋 대한민국’에 담겼다. 1970년대생 박용진·김세연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공고한 진영의 벽을 깨려 시도하기 때문.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출신인 박용진은 김해영 전 의원 못지 않은 ‘여당 내 야당’으로 통한다. “진영논리와 ‘내로남불’의 이중잣대는 미래 과제 준비를 불가능하게 한다” “(민주당이) 기득권에 취한 느낌이다. 말을 타려 해도 허벅지에 살이 쪄 말을 못 탄다.”

부산 금정구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세연은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좀비당·민폐당”이라며 21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그의 칼날은 86세대 기득권층을 겨냥한다. “사회가 고령화되어 청년들의 사회 진입도 지체되고 있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선 830세대로의 급격한 전환이 필요하다. 40대가 ‘논개정신’을 발휘해서 바로 앞 세대의 유산을 다 끌어안고 물러나자.” 830세대란 1980년대 출생·30대·2000년대 학번. 김세연은 20대 국회에서 투표 연령의 만 16세 하향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용진도 세대교체론에 찬성한다. “국회의원 평균 연령이 만 55.4세다(중략). 미래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김세연은 한 발 더 나아가 “(미래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정책 의사결정에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의 몇 배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래세대에 감당 못할 빚을 안기면서도 ‘이건 내일이 아니다’고 본다”고 지적한다.

생애 첫 직업이 ‘비정규직’인 청년 일자리에 대해 둘의 해법은 파격적이다. 박용진은 “2006년 ‘비정규직 3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IMF세대와 코로나19 세대 사이에는 ‘비정규직 3법 세대’가 있다”면서 차별금지법을 통해 비합리적 고용시장의 차별을 시정하는 한편 최저임금의 ‘충분한’ 인상을 주장한다. 김세연은 “비정규직에게 더 높은 임금을 줘야 고용주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채용 사이에서 머리 싸매고 저울질할 거다. 피고용자도 자유로운 고용관계를 맺을 것인지, 임금상의 불이익을 감소하면서 고용보장 혜택을 누릴 것인지 선택을 하는 것으로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보수를 지지하는 기업인들이 펄쩍 뛸 만큼 파격적이다.

4·7보궐선거 캐스팅보트였던 20대 역시 진영을 뛰어넘는 선택을 했다. 전문가들은 20대가 보수화됐다기보다 개별 정책에 따라 특정 정당을 지지 또는 철회하는 ‘스윙보터’라고 분석한다. 맹목적 지지에서 벗어나 그들의 이익과 가치에 따라 투표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현실정치는 진보-보수 갈등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내부 권력다툼까지 한창이다. 민주당 새 지도부는 송영길 신임 대표만 빼고 친문 핵심으로 채워졌다. 부산·서울시장을 모두 내주고도 쇄신책을 짚는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조국 사태’를 민심 이반의 원인으로 짚은 초선의원에게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아사리판(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4·7보궐선거 압승에 취한 탓인지 패착이 거듭된다. 보수에 사망 선고를 내린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거나 2030세대는 관심도 없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매달린다. 차기 지도부 선출 과정에선 ‘영남당 회귀’ 흐름이 두드러진다.

그새 민심은 미세하게 요동쳤다. 한국갤럽의 지난 4~6일 여론조사를 보면 차기 대선에서 ‘야당 후보 당선이 좋다’는 의견이 49%로 ‘여당 후보 당선이 좋다’(36%)를 앞섰다. 한 주 전과 비교했을 때 정권 교체론은 6%포인트 내린 반면 정권 유지론은 2%포인트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정당은 김세연·박용진처럼 진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와 주류를 견제하는 ‘쓴소리’가 넘쳐야 긴장감을 유지한다. 보수가 잘 나갈 때는 미래연대(16대)·새정치수요모임(17대)·민본21(18대)과 같은 소장파들이 있었다. ‘170석 슈퍼여당’이 30%대 지지율에 헤매는 이유도 결국 ‘원팀’ 목소리만 넘치기 때문.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정책과 철학을 둘러싼 가장 큰 전쟁이다. 가치는 상대 가치를 흡수했을 때 더 풍성해진다. 진영논리를 돌파하는 유쾌한 상상을 많이 할수록 유리하다. “진영의 경계는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상식적·합리적인 자세를 갖고 대화하면 못 풀 문제가 없다.” 김세연·박용진의 경험담이다.

디지털국장 ns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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