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코인 민심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은 어린이 학습지 광고 소재로 활용될 만큼 유행했던 1990년대 유머다.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은 뒤, 냉장고 문을 닫는다는 단순한 구조가 숱한 변주를 만들었다. 유전공학을 활용해 냉장고보다 작은 코끼리를 만든다거나, 기계공학의 힘을 빌어 코끼리를 넣을 수 있는 큰 냉장고를 제작한다는 게 그 예다. 발상의 전환과 상식의 전복이 웃음 코드다. 그렇다면 ‘방 안의 코끼리’는 어떻게 밖으로 내보내야 할까.

방 안의 코끼리는 애써 피하려고 하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상황,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크고 무거운 문제다. 피식 웃고 지나갈 유머가 아니라 꼼꼼하게 따져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할 현실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를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로 규정하며 “9월까지 특정금융정보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폐쇄될 수 있다”고 말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소통 게시판에 올라온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는 청원에는 26일 현재 13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코인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은 위원장 발언은 정부 기본 입장의 재확인이다. 그럼에도 은 위원장 자진사퇴 촉구 청원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 돌파를 향하고 있다. 그 밑바탕에 2018년 비트코인 열기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정부 태도에 대한 2030세대의 불만이 있다. 가상화폐 열기가 세계적인 흐름이고, 하루 거래대금이 20조 원을 넘을 만큼 이 시장에 돈과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면 당연히 정부가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년 동안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는 논의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으니 방 안의 코끼리를 두고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2030세대가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속내는 복잡하다. 정상적인 사회생활로는 집 장만도 결혼도 불가능하다고 여기며, 가상화폐 급등세에 나만 소외될 수 없다는 조급한 마음이 읽힌다. 불과 3개월 사이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배나 늘었고, 신규 가입자의 63.5%인 158만5000여 명이 2030세대다. 이들을 비싼 값을 치르고 가상화폐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나 보다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더 큰 바보’로 만들어선 안 되는 책임이 정부에 있다. 물론 어떤 투자든 본인이 감당해야 하지만.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남천동 삼익비치 연일 신고가…41.52㎡ 9억 대
  2. 2kt 농구단 탈부산 나비효과 <상> 사직구장 재건축에 ‘날개’…‘임시 둥지’ 마련해야 순항
  3. 3장은진의 판타스틱 TV <79> 트로트 팬덤의 진화 ⑬ ‘TV 조선’의 선택
  4. 4부산테크노파크 원장 공석 사태는 ‘중기부 사람’ 앉힐 목적?
  5. 5“이건희미술관 부지 무상 제공” 해운대구도 유치 선언
  6. 6양산·김해, 걷기 인기 끌자 길 가꾸기 공들인다
  7. 7기재부 오판에…‘원전해체연구소’ 설립 1년 이상 미뤄진다
  8. 8스토리人 도심갈맷길-세 가지 이야기 <하> 피란역사문화길
  9. 9췌장암 5년 생존율 12% 불과…20년간 변함없는 ‘최악의 암’
  10. 10박용진 여권 대권 적합도 3위…하태경 야권 5위 깜짝 진입
  1. 1박용진 여권 대권 적합도 3위…하태경 야권 5위 깜짝 진입
  2. 2“과감한 분권 연방공화국이 답이다” 김두관 부산 세몰이
  3. 3하태경 야권 첫 대권 도전 선언…“내 사전에 유턴은 없다”
  4. 4국힘 부울경 의원 “인천공항 항공정비사업 추진 멈춰라”
  5. 5첫 행보부터 관행 깬 이준석 “국힘, 여의도 새 표준 될 것”
  6. 6문 대통령 “북한 동의 땐 백신 공급 적극 추진”
  7. 7선진국과 어깨 나란히…사실상 ‘G8’
  8. 8청년의힘, 이준석 돌풍에 이유 있는 주목
  9. 9[정치 데스크 '인사이드'] “자책골” 비판 자초한 시의회 여당 성명
  10. 1040대 표심 요동…야당 39.1% 여당 29.2%
  1. 1남천동 삼익비치 연일 신고가…41.52㎡ 9억 대
  2. 2부산테크노파크 원장 공석 사태는 ‘중기부 사람’ 앉힐 목적?
  3. 3기재부 오판에…‘원전해체연구소’ 설립 1년 이상 미뤄진다
  4. 4운영비 부담·反탈원전 기류 맞물려…고리1호기 해체 ‘불똥’
  5. 5IoT·AI 접목 ‘스마트컨테이너’ 만든다
  6. 6일주일 만에 또…코스피 최고치
  7. 7예보 내달 6일부터 착오송금 반환 지원
  8. 8녹색경영 바람에…부산은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상품’ 띄우기
  9. 9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항공·면세업에 ‘단비’
  10. 10부산 시민단체 ‘국제 모범도시 조성법’ 제정 힘모은다
  1. 1“이건희미술관 부지 무상 제공” 해운대구도 유치 선언
  2. 2양산·김해, 걷기 인기 끌자 길 가꾸기 공들인다
  3. 3스토리人 도심갈맷길-세 가지 이야기 <하> 피란역사문화길
  4. 4현 청사 부지 활용·상인 반발 해소 ‘두 토끼 잡기’
  5. 5브라질서 1조 해양설비 수주…대우조선해양 7년 만에 ‘잭팟’
  6. 6코로나19 확진자 이틀째 300명대… 부산서는 오전 확진자 없어
  7. 7부산진구 양정 요가학원서 불...반려견 사망
  8. 8"왜 1만 원 안 거슬러줘" 버스 운전 방해 50대 체포
  9. 9오늘의 날씨- 2021년 6월 15일
  10. 1015일 부울경 대체로 흐리고 비소식
  1. 1kt 농구단 탈부산 나비효과 <상> 사직구장 재건축에 ‘날개’…‘임시 둥지’ 마련해야 순항
  2. 2롯데·한화, 1위 경쟁만큼 뜨거운 탈꼴찌 경쟁
  3. 3권순우 남자 테니스 79위 도약…도쿄올림픽 출전 청신호
  4. 4유소연 LPGA 메디힐 챔스 공동 3위
  5. 5에릭센, 경기 중 심정지…축구팬 충격
  6. 6아이파크 안병준 첫 해트트릭
  7. 7롯데 루키 김진욱, 천신만고 끝 첫 승
  8. 8과연 ‘캡틴 손’…벤투호 무패로 월드컵 최종 예선행 견인
  9. 9김학범호, 도쿄올림픽 앞둔 마지막 평가전서 가나에 3-1 완승
  10. 10롯데, KIA와 더블헤더 2차전 3 대 6 패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나경원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김은혜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IT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하나 /정재연
지역발전과 문화의 힘 /김철훈
기명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시대의 셈법 ‘빼기와 나누기’
부산 방역 최일선 수의사가 없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국제성을 띤 악기 태평소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자전거와 티코
페르시아어 ‘진달래꽃’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부산에 있다 그리고 있었다 /이용희
해수부, 물고기 복지 위해 일하나 /정성문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목포 ‘당거’ 팥빙수
외식업에서 디테일이란?
사설 [전체보기]
2030 엑스포, 이제부턴 산적한 과제 해결 집중해야
부산도 철거 공사 불안, 철저히 현장 점검 나서라
여론 광장 [전체보기]
코로나시대 커뮤니티 비즈니스 ‘관광두레’ /조윤미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힘 변화 바람 어디로
부러우면 지는 거다
정책 제언 [전체보기]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개성공단 재가동 /문창섭
국립 UN-삼성 문화박물관을 상상하며 /황성욱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와인어게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 해양컨퍼런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