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경남도 도정회의실에서 김경수 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경상남도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있다. 경남도 제공

오늘은 수소에너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필자는 그동안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수소경제에 대해 말했지만 정작 수소에너지가 뭔지 궁금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해를 돕고자 이번 글을 마련했습니다.

　수소는 자연 상태에 무한정 있습니다. 우주 질량의 75%가 수소라고 합니다. 지구에서는 물이나 유기화합물 형태로 존재합니다. 열이나 불꽃 등의 외부 자극에 폭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소는 공기보다 가볍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비행선에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37년 힌덴부르크에서 비행 도중 화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이후 비행선에는 쓰이지 않습니다. 수소는 지구상에 많지만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가볍고 외부 자극에 폭발하기 쉬워 다루기가 힘듭니다.

　이런 수소를 산화제와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키면 전기에너지와 열이 발생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생긴 전기와 열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게 수소에너지의 핵심입니다. 특히 열은 화석연료보다 3배가량 높은 효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전기와 열을 얻는데도 극소량의 질소와 대부분의 물이 부산물로 나오므로 이를 궁극의 청정에너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수소를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가 석유화학 정제 및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추출하는 부생수소가 있습니다. 둘째는 천연가스를 개질해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셋째가 그린수소로 불리는 물을 분해해서 얻는 방법입니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생산 방식이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개질입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정제와 제철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므로 수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 공정에서는 수소가 많이 포함된 납사가 나오는데 이 중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생산비는 현재 ㎏당 2000원으로 가장 경제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점과 추출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탄소를 줄여야 하는 미래가치와 맞지 않습니다. 부생수소를 브라운(brown) 또는 블랙(black) 수소라고 부릅니다. 원유 정제 및 제철 과정에서 갈탄을 쓰면 브라운 수소, 역청(아스팔트)을 쓰면 블랙 수소라고 합니다. 재료의 색을 딴 것이죠.

　천연가스를 개질해 얻은 수소는 그레이(grey) 수소라고 불립니다. 천연가스를 개질할 때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므로 이를 그레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방식으로 수소 1㎏을 얻을 때 9.3㎏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고 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것이죠. 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단가는 ㎏당 3000~5000원입니다. 부생수소보다는 더 비싼 편입니다. 이 역시 천연가스를 써야 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에서 궁극의 에너지가 되기에는 미약한 편입니다.

　마지막이 그린(green) 수소라고 불리는 수전해 방식입니다. 물에 전기적 자극을 주면 수소를 얻을 수 있는데 이 방식을 쓰는 겁니다. 생산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어 클린(clean) 수소라고 부릅니다. 수전해 과정에서 전기가 필요한데 이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전기를 생산하는데 전기를 쓴다? 이것 자체가 약간 모순입니다. 그래서 많이 쓰이는 것이 재생에너지입니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전기가 소모됩니다. 조금의 전기로도 물을 분해할 수 있는 촉매 개발이 과제입니다. 촉매로 흔히 쓰이는 것이 백금입니다. 백금은 상당히 비싼 촉매여서 다소 싼 촉매와 효율이 좋은 촉매를 개발하는 데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현재 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할 때 ㎏당 9000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3000원 수준으로 낮출 때 에너지 혁명은 이뤄집니다.

　지구는 현재 아픕니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지구 온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2050년 지구 온도가 3도가량 올라간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사는 지구가 많이 달라집니다. 해수면이 오르고, 기후 위기가 닥칩니다. 동식물이 살기 힘들어집니다. 그럼 인류도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됩니다. 이를 지금부터라도 막지 않으면 인류는 공멸합니다. 이런 문제 의식에서 나온 것이 꿈의 에너지 수소입니다. 지금 물론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이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인류의 미래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이 들고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수소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지 않고서는 국가 경제의 미래도 없습니다.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