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중심세대가 인위적으로 교체되기란 혁명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현대사에서 우리나라는 1960년에 일어난 정치적 변화가 이를 촉발한 적이 있다. 풍부한 농사 경험과 노동력 및 농지 소유의 중심 인물이던 당시의 40-50-60-70대를 농촌에 고스란히 남겨둔 채, 노동생산성이 좋은 20-30대의 젊은이들을 급히 도시로 불러 모아 섬유, 신발 가발 합판 등의 글로벌 경공업 하청가공을 시작한 것이다. 바로 항구도시 부산의 전성기였다. 

그리고 다시 중화학혁명이 정부 주도로 인위적이고 동시적으로 일어나면서 1980년부터는 소수의 대학교육을 받은 60-70학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산업의 중심도시를 옮기기 시작했다. 울산 창원 등의 공업도시가 그렇게 발달을 했고, 경공업 중심도시인 부산과 대구 등이 정체와 쇠락을 시작한 시기이다.

그 후 중화학 발달이 진행하면서도 이번엔 다시 산업내부적으로 유통물류와 문화소통의 정보화 혁신이 일어나며 2000년부터는 처음으로 전산교육을 받은 80-90학번들이 당시의 20-30대로 전면에 나서면서 중화학세대인 40-50대와 오버 랩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금 네이버 카카오 등을 세운 프로그래머들이고, 그 뒤를 모바일 디바이스와 반도체가 이면에서 오늘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때는 중화학세대가 속도는 느려도 어느 정도 정보세대와 동반을 했다. 그래서 지금 40-50-60대는 물론 그 위의 70-80대까지의 한국인 중산층과 부유층 중심인물들이 형성되었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여기서 코로나가 세상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번엔 마치 1960년대처럼 다시 중심세대가 전면적으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40대 이후 기성세대가 이제 다음 세상의 중심인물이 되어 나아가기는 참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모두 집합과 집단, 대면의 조직사람(organizing men)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성세대는 콘텐츠나 게임, 포털사이트를 만들어도 직접 다 모여서 함께 프로그래밍 하고 만든 사람들이다. 

이들은 당연히 정치도 광장에 나가서 함성을 외치며 하고, 친목활동도 조직화 과정이 모든 힘의 원천인 사람들이다. 정당과 노동조합 산악회 동창회 상가번영회 등이 다 오프라인에 같이 있어야 온라인이 유용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코로나 격리가 원격경제로 가고, 코로나 비대면이 가상경영으로 마치 우주속도로 전이되어 가는 중이다. 이런 세상은 적어도 20-30대의 소위 ‘MZ세대’ 정도가 그나마 적응이 가능한 세상이다. 

근자에 대도시 아파트가격이 곳곳에서 듬성듬성 확확 하고 오른다. 원격으로 새롭게 이어지는 장소 간의 연결 속도가 빨라지는 곳의 핵심단지들이 대부분이다. 수도권은 GTX 연결이 아파트 가격의 새로운 핵이다. 이렇게 가면 서울과 부산의 속도가, 뉴욕과 런던의 속도가 아주 빨라질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속도 위에 살며 미래경제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요즘 일부 정치가들이 내세우는 15-20분 도시의 재구성 주장들이 눈길을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 주가 급등도 세상에 풀린 돈이 많아진 것이 큰 배경으로는 보이지만, 실제로 앞서가는 기업의 변화 속도가 참 빠르다. 예컨대 기업문화가 신중한 LG그룹의 경영혁신이 요즘은 상전벽해로 결정을 내린다. 젊은 오너가 최근에 이어 받았다. 

기성세대가 이걸 간과하면 과거의 느낌과 속도로는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를 타고 가기는 좀 어려울 게다. 특히 40대 이후 기성세대가 코스피 3000포인트, 코스닥 1000포인트 위의 장세에서 쾌속 리듬을 타기는 쉽지 않을 터이다. 모르긴 해도 백신 이후의 코로나 상황은 이렇게 확 바뀐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줄 공산이 아주 크다.

주가의 장래는 누구도 모르지만 과거에 이런 대 충격의 시기를 거쳐 아연 세계경제가 새로운 혁신의 흐름을 만들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주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혹시 이번의 뜨거운 글로벌 주식시장 이면에서 우리를 포함한 선진국의 젊은 지능협업세대가 이끄는 4차산업혁명의 위대한 씨앗이 싹트고 있다면 현재의 글로벌 장세를 단순한 유동성과 거품의 관계로만 볼일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