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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트럼프의 뇌구조와 투자 전략 /정철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3 19:24:5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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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뇌 구조 그림’이 인기였던 때가 있었다. 정말 뇌 구조를 제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과연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지 위트 있게 표현하는 거였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뇌 구조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 뇌 전체의 90% 이상은 ‘대선’이 차지하고 있을 것 같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은 2020년 11월 3일이지만 트럼프는 이미 지난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출정식’을 열고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선거일까지는 1년도 훨씬 더 남았건만 트럼프의 대선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느닷없이 트럼프의 뇌 구조 이야기를 꺼낸 건 현재 투자 전략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지금 트럼프의 모든 생각은 내년 대선에 맞춰져 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확실한 승리를 할 수 있을지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그럼 과연 어떤 경제 상황이 재선에 가장 유리할까. 주식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당연히 2017년 같은 흐름이 최고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고, 한 달이, 1/4분기가 지나도 계속 올랐던 그런 상승이 나온다면 겉으로는 욕을 해도 결국 표는 트럼프에게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 트럼프의 행태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무섭도록 중국을 몰아세우다가, 갑자기 멕시코를 공격하다가, 유럽연합(EU)에 쓴소리를 내뱉고, 가장 강력한 추종자인 일본도 깔보더니, 중동에서는 이란을 당장에 칠 것처럼 사태를 극한으로 몰아가고 있다. 즉, 지금 트럼프의 모습은 파국으로 몰아가려는 파괴자처럼 보인다. 왜 이렇게 문제를 만들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쉬지 않고 몰아치는 것일까.

미국 월 스트리트의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드라마를 만들려 한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국제정치 외교 경제 상황을 최악으로 만든 후, 2020년부터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면서 11월 선거에 맞춰 한 편의 역전 드라마를 찍으려 한다는 뜻이다. 이런 분석은 미중 무역전쟁을 전략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과 일치한다. 중국은 애초 시간 끌기 전략을 선택했다. 미국에 엎드리는 척 시간을 벌다가 내년 1분기 정도에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해 여름께 최악의 상황을 만든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할 것이고, 결국 중국은 승리한다는 포석이다.

이와 반대로 트럼프는 어떤 식으로든 올해 중국을 끝장내고 싶어 한다. 그렇게 파국을 만든 다음 내년에 큰형님의 아량을 통해 중국을 길들이려는 전략을 구사한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는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불참한다는 루머가 돌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바로 그날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에 25% 관세를 매길 것”이라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결코 호락호락한 트럼프가 아니다. 이란도 두려울 것이 없고, 북한 문제도 자신만만이다. 이미 오바마 전 대통령에 비해 엄청난 성과를 거둔 데다 북한과 중국을 한데 묶어 놓은 터라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드는 의문이 있다. 정말 트럼프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파국 이후 어떻게 드라마틱한 반등을 만들 수 있을까. 그렇다. 이걸 대비해 트럼프는 이미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보험’을 들어 놓았다. 그간 “금리를 내려야 한다” “연준의 쓸데없는 금리 인상이 경제를 망쳤다” 등으로 연준을 압박했던 이유가 있다. 금리 인하로도 충분한 경기 부양이 되지 않으면 아예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양적 완화(달러 찍어 내기)를 몰아칠 가능성도 크다. 최근 금값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인 건 안전자산의 위상도 있지만 내년에 펼쳐질 달러 찍어내기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진짜 트럼프의 뇌 구조 그림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주석과 만날 때 지난 베트남 하노이처럼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면 윤곽은 확실하게 그려진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이 현금을 확보하고 기다릴 타이밍인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인지도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겠다.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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