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관광벤처기업 외에 비영리민간단체인 세이울도 운영하고 있다. 세이울은 이제는 단원들과 더불어 국내를 넘어 국제 무대로 성장하는 청년 공공외교 단체다. 외교부, 교육부, 해외 한국 기술 확대 및 오류 시정 민관위원회 위원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0년 유럽 여행에서 ‘니하오’ ‘곤니찌와’를 듣고 여행지에서 태극기와 지도를 들고 한국을 알리기 시작했던 경험이 설립 근간이 되었다.

2012년 대학교 졸업 때 동해를 일본해로 부당하게 단독 표기한 세계 지도의 오류를 수정해 동해 표기 비율을 높이기 위한 ‘동해수문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4개월간 세계 일주에서 1만2000명 서명을 받고, 국제수로기구(IHO) 총회 회원국 전체에 서명 내용을 전달했다. 그리고 일방적인 한국 홍보를 넘어, 한국에 관심이 있는 국가와 양방향 문화 교류를 통한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한 문화공공외교단 세이울을 2013년에 설립했다.

세이울 설립 이후 현재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회적 가치의 홍보 문제였다. 해당 분야에서 만큼은 분명 의미 있고, 유의미한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안타까웠던 부분은 그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한 홍보의 한계를 느꼈던 점이다. 수익 창출을 별로 하지 못하기에, 홍보를 위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컸다. 보조금으로 사업은 근근이 운영할 수 있었으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 그 부분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세이울을 사회적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했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계속 ‘피봇팅(pivoting·사업 방향전환)’을 하고 있었다. 2014년부터 세이울에 합류한 박진형(현 유튜브 채널 야신야덕 운영자)과 2년 반 동안 월급 없이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며 장기적 모델을 구상했고, 공공외교 영역에 있었던 것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2016년 예비창업자로 한국관광공사 공모 사업에 선정되고, 이후 합류한 강재창(현 유튜브 채널 코리안브로스 운영자)과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예비사회적기업 파이브세컨즈를 설립했다. 사회적 가치를 미디어를 통해 알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들어와서 경험하니 많은 곳이 우리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첫 단계는 기존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었고,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생각을 통해, 새로운 관점의 한국 가치에 대해 공유해나가기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경쟁 아닌 경쟁을 해오는 과정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 사회적기업들만 따로 모은 홍보 지원이 오히려 고객에게 역설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되는 시점이다. 특히 자영업, 소상공인, 사회적기업, 중소기업까지도 생존에 대한 이슈를 갖고 있기에 무조건적인 구분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경우에 따라 모든 생태계를 혼합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것이다.

최근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현재 국내에는 2201개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사회적기업의 일자리를 10만 개로 늘릴 계획이다. 기존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 높은 진입 장벽을 넘고, 다각적인 심사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인증 기준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화두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대기업들도 소매를 걷고 사회적 가치 활성화 바람에 가세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을 거듭해 점차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 소수가 설립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만들고 기존 기업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당연한 영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현재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기업이 정부·대기업의 지원으로 성장하고, 외부에서는 많은 일반 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사회적’이라는 단어조차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로 인해 언젠가 ‘모든 기업’ = ‘사회적기업’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사회적 가치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해 자본주의와 사회적 가치가 상생하는 세상이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관광벤처기업 파이브세컨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