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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기내 일등석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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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뛰는 김시우는 2년 전 비행기 좌석과 관련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제5 메이저)에서 이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과 함께 약 21억 원의 상금을 받은 그가 ‘퍼스트 클래스(일등석)’이 아닌 일반석을 이용한 까닭이다. 바로 옆 좌석 여성이 그와 찍은 기념사진을 SNS에 띄우면서 알려졌다. 그 여성은 ‘내 옆자리에 누가 앉았는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고, 미국 매체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메이저리그의 특급 투수 류현진은 6년 전 LA 다저스와 입단계약서를 체결한 후 그에 담긴 특별옵션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그가 호텔 스위트룸을 사용할 수 있고 비행기도 일등석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돼 있어서다. 구단 측이 그를 잡으려고 최상의 대우를 한 셈이다.

보통 사람에게 비행기 일등석은 꿈 같은 자리다. 미주 등지 장거리 국제선에서는 일등석 좌석 하나 가격이 무려 1000만 원 안팎에 이른다. 10~12시간 타고 소형 승용차 한 대 가격을 훌렁 날리는 격이다. 갑부나 대기업 총수·임원, 돈 많은 연예인 등이 아니면 거의 범접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일등석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린다. 어느 유명 가수 겸 음악가는 외국 나갈 때 항상 비행기 일등석을 타는데, 그 이유가 자리에 악기 등을 펼쳐놓고 곡을 쓸 수 있는 점이라니 짐작하고도 남는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비행기 일등석이다’. 스튜어디스 경력 16년의 일본 기업인이 펴내고 우리나라에도 소개됐던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2013년)에 그 표현이 나온다. 일등석은 비행기 좌석의 약 3%이고, 부유층 비중도 그와 비슷하다는 점에서다. 그는 일등석 승객들의 공통적인 행동 습관 중 하나로, 항상 메모하는 것과 자신만의 필기구를 갖고 다닌다는 점 등을 꼽았다.
대한항공이 다음 달부터 자사 국제선 27개 노선에서 추가로 일등석을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3개 등급을 프레스티지와 이코노미(일반석) 2개로 줄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주·유럽의 주요 노선을 제외하고 전체 111개 노선 중 70%에서 퍼스트 클래스가 사라진다. 일등석 이용률과 수익성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사실 유럽과 일본 등의 세계 주요 항공사에서는 오래 전부터 일등석을 줄여왔다. 경기가 좋지 않고 승객들도 위신보다 실속을 챙기는 쪽으로 바뀐 영향일 터다. 자리가 일등석이든 일반석이든 비행기의 생명은 결국 철저한 안전과 서비스라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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