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김해신공항 검증단의 최종 검증 결과가 나왔다. 동남권 관문공항 부울경 검증위원회는 어제 최종보고회를 열어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소음·안전 문제·환경 훼손은 물론 확장성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검증단이 이런 결론을 내린 근거를 보면 먼저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때 김해신공항 수요가 각각 27%와 28% 축소됐다는 것이다. 검증단은 현재 김해공항 항공 수요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김해신공항은 개항과 동시에 포화가 예상되고 부지 여건상 시설 및 용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새로운 소음평가단위를 적용하면 소음피해 지역이 2만3192가구에 달하는 데도, 이 단위를 적용하지 않아 기본계획에는 피해 규모를 2732가구로 축소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검증단은 김해공항 확장을 신공항으로, 거점공항을 관문공항으로 왜곡했으며 군 공항인데도 군사기지법을 적용하지 않고 장애물 존치 및 비행절차를 수립하는 등 공항 기능과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폈다.

무엇보다 정책 결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입지선정의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검증단의 결론이다. 여기에다 이날 최종보고회에는 부울경 동남권 광역단체와 정치인들이 총출동해 힘까지 실어줬다. 돌아가는 지역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정부 차원의 발 빠른 대처가 없으면 10년 넘게 끌어온 지역 간 갈등이 재연되고, 정책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질 게 뻔하다. 더는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가 지역 간 갈등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최종 결단을 내릴 시점이 됐다.

이런 점에서 검증단이 요구하는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 판정위원회’의 총리실 설치를 검토해볼 만하다.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만큼 국정을 조정하는 총리실이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부울경도 정책 판정위가 검증단의 검증 결과를 종합 분석한 뒤 신공항 기능과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 이견이 없다. 이제 소모적인 논쟁에 국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총리실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