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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지방자치 후퇴는 안 된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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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대학생 자녀가 장래 희망이 정치인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의외’라고 생각하면서 특별한 준비가 있는지, 졸업 후 바로 정치에 뛰어들려는 계획인지 물었다. 지인은 또 의외의 답을 했다. 통·반장부터 기초의회까지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자녀에게 권유했다는 것이다. ‘주민의 민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주민 생활자치부터 시작하라’는 얘기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주민자치에 대한 이해가 높아서 그런 발상이 나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경북 예천 군의원이 해외연수 중 벌인 현지 가이드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저래서 기초자치를 없애야 해”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저런 일이 예천군에서만 일어나겠느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방분권과 자치발전 정책을 추진해오면서 항상 제기됐던 문제점이 지방에 권한과 재정을 넘겨주면 지방의회, 자치경찰 같은 토호세력의 유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던 차에 예천군의원 폭행 사건이 지방분권에 대한 회의론을 부추긴 셈이다. 정부가 지금 추진하는 지방분권의 핵심은 지방에 권한 이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생활 현장에서 주민이 자치에 참여하는 기회를 넓혔다. 주민소송과 주민소환제도 등 견제 장치도 강화했다. 주민의 참여도를 높이는 주민참여권을 보장하고 지방의원 윤리특별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주민이 지방의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가 확대되고 지방의회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장치다.
지방의원을 제대로 뽑아야 하는 것도 근본 문제다. 그런 점에서 지방의회 공천권을 쥔 지역구 국회의원의 책임도 크다.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수족 역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천하다 보니 함량 미달의 지방의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거 때마다 지역 기득권층인 토호세력이 국회의원에게 줄을 서는 공천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표권을 가진 주민이 국회의원, 지방의원 선거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천군의원 폭행 사건으로 인해 모처럼 순항 중인 지방자치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의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 제대로 된 지방의원을 선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돼야 할 것이다.

서울정치부 부장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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