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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멍멍멍, 건강과 행복을 드릴게요” /손준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3-22 19:50:10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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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개랑 바깥 활동을 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수만 년 전 인간은 늑대를 길들였다. 개의 탄생이다. 가축이던 개는 인간의 식량과 의복이 됐다. 사냥이나 경호를 위해서도 쓰였다. 근대에 와서 개는 대문에서 집을 지켰다. 요즘은 슬그머니 집안으로 들어와 애완견이 되더니 마침내 반려견으로 등극했다. 이 둘의 신분을 어찌 견줄까. 애완견은 그저 심심풀이에 불과했다. 인간이 즐거움을 위해 사육하는 존재였다. 반려견은 어떤가. ‘사육’이 아니라 ‘사랑’받는 존재다. 인간의 당당한 동반자이고 동고동락하는 가족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025년부터 반려견 교육사가 학교 교사보다 더 대접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려견에 드는 비용도 자녀 교육비보다 3배나 더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어디 미국뿐일까. 우리 개의 신분도 이미 높디높게 상승했다. 이젠 옆집 개를 ‘개새끼’라 부르면 싸움 난다. 개를 ‘아기’라 부르는 사회가 됐다. 먹이고 입히는 값도 만만찮다. 의료비는 웬만해선 감당하기 어렵다.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 금수저 개도 있다. 죽은 후 장례식까지 엄숙히 치러지기도 한다. 지난해 대선후보들도 견공들의 복지와 의료정책을 내세웠다. 견심도 표심이 된 세상이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를 비롯해 전국 자치단체에서 반려동물 학교와 문화공간을 세우자며 야단이다. 정말 ‘개팔자 상팔자’가 됐다.

인간이 개에게 이토록 금지옥엽 지극정성인 까닭이 뭘까. 개로부터 몇 곱절 더 돌려받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대의 연구결과는 꽤 놀랍다. 반려견이 부모보다 자녀의 감성·이성·사회성 향상에 더 이롭다고 한다. 이뿐인가. 개로 인해 현대인의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가 호전된다. 면역 능력이 향상되고 옥시토신과 같은 행복 호르몬이 생겨 우울·불안이 치유된다.

반려견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뭘까. 신체 움직임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좋든 싫든 말이다. 자동화와 기계화 사회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신체 활동량 증가는 무병장수의 청신호다. 반려견과 함께 걷고 달리며 공놀이하는 광경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수영, 플라잉디스크, 숨바꼭질도 개랑 함께 즐긴다. 피트니스센터를 드나드는 개도 늘고 있다. 사람과 더불어 도가(Doga, Dog와 Yoga의 합성어)하는 개의 모습도 낯설지 않다.

자치단체가 주최하는 반려견 동반 운동회도 진풍경이다. 이런 운동들은 개와 인간에게 매우 유익하다. 심신을 건강케 하고 삶의 질도 높여준다. 다만, 이 또한 스포츠 활동이다. 운동상해를 조심해야 한다. 개의 움직임에 맞춰 갑자기 달려야 할 때가 많다. 이때 무릎이나 발목을 다칠 수 있다. 또 개는 급회전을 자주 한다. 개줄을 잡고 있다면 어깨와 허리가 삐끗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 전 준비체조는 필수다. 평소 근력과 유연성도 길러둬야 한다.

반려견 인구 1000만 명 시대다. 국민 다섯 중 한 명꼴로 개랑 지낸다. 이러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도 자꾸 생긴다. 이웃 간 갈등과 분쟁이 점점 늘고 있다. 개에 물려 소중한 인명을 잃는 일까지 벌어지곤 한다. 펫티켓(Pet+Etiquette)은 이제 필수 덕목이 됐다. 유기견 문제도 날로 심각해지는 추세다. 버림받은 개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에 빠진 채 서서히 늑대로 되돌아간다. 지금 우리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이 맹수는 인간의 이기심과 무책임이 불러온 것이다.

반려견을 원하는가. 일백 번 생각하고 또 생각하길 바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반려견이 우리에게 주는 건강다복도 그렇다. ‘기브 앤 테이크’는 어떤 경우든 기본이다. “고통 없이 얻는 건 없다” 는 격언도 진리다.

부산교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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