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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바닷가 예쁜 공간에서 커피 한 잔, 휴식 한 줌 공양하고 갑니다

송정 ‘핫플레이스’ 복합문화공간 쿠무다 KUmuda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2-07-20 19:40:25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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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대운사에 뿌리 둔 문화예술 사단법인
- 베이커리 카페·에드워드 권 공동운영 레스토랑에
- 다목적 콘서트홀 갖추고 문화예술 공연도 열어
- 불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부담없이 이용 가능

부산 송정해수욕장에는 서핑 말고도 유명한 것이 있다. 복합문화공간 ‘쿠무다(KUmuda)’로, 최근 입소문을 타고 ‘송정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쿠무다 옥상에 있는 하늘정원에는 해수관음보살을 모신 바다법당이 조성됐다. 쪽빛 송정 바다와 흰 모래사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이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쿠무다 제공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곳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와 유명 셰프 에드워드 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등이 입점했다. 쪽빛 송정 바다와 흰 모래사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이다. 하지만 쿠무다가 스님이 만든 공간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쿠무다는 산스크리트어로 ‘하얀 연꽃’이라는 뜻이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 맑은 색과 향기를 전하는 연꽃처럼 청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의미한다. 건물 외관에는 하얀 연꽃 디자인이 눈에 띈다.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쿠무다 내부를 속속 들여다봤다.

■종교와 예술을 잇다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쿠무다의 외부 전경.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쿠무다 옥상에 있는 하늘정원에서 불자들이 정성스레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야외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목탁 소리와 불경을 읽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곳에는 해수관음보살을 모신 바다법당이 조성돼 있다. 범상치 않은 자태의 해수관음보살상은 전상용 작가의 작품이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다. 불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성지순례 코스로 자리잡았다. 그렇다고 불자만 찾을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종교와 관계없이 방문객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상 1층은 법화경 제25품인 관세음보살보문품과 오채현 작가의 ‘참선하는 청년’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쿠무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주요 공간들이다.

쿠무다는 대한불교조계종 대운사를 뿌리로 둔 문화예술 사단법인이다. 경남 함양 지리산 자락에서 시작해 부산 달맞이 언덕을 거쳐 송정으로 전법의 여정을 이어왔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삶의 고단함을 이겨내는 이웃들에게 문화와 예술을 통해 응원과 위로를 선물한다.

쿠무다 지하 1층 콘서트홀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음악으로 얻는 위안과 그림 한 점이 주는 멈춤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지하 1층 다목적 콘서트홀(220석 규모)에선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열린다. 서칠교 작가의 아미타불 입상을 봉안해 부처님 출현과 숨김이 가능하도록 이동식 무대 시설을 꾸몄다. 공연에 최적화된 음향 설비를 갖췄다. 지난 4월부터 지하 1층 콘서트홀에서는 매주 수요일 공연이 열린다. 지역예술인을 위한 무대를 제공하기 위한 ‘이음 콘서트’로, 쿠무다와 부산클래식발전협의회의 문화 프로젝트다. 이 공연은 해설이 있는 음악회다. 연주자가 직접 곡에 대한 해설을 먼저 한 뒤 연주를 시작한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와 현장에서 바로 공감하는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물한다. 연주를 희망하는 음악 단체는 이메일(bcmdc@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 심사는 블라인드 평가로 진행된다. 관람료는 전석 1만 원. 수익금은 연주단체에 전달된다. 이와 함께 병원 군부대 요양원 구치소 경찰서 등 전국 각지에 ‘찾아가는 음악회’로 문화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밥 빵 차 휴식 공양

2층 카페 쿠무다에서는 오션뷰를 바라보며 다양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디저트는 지하 2층 베이커리실에서 직접 만든다.
“귀한 손님에게 정성스럽게 준비한 밥과 빵 차 잠자리와 휴식을 공양할 수 있어 행복하다.” 쿠무다 홈페이지의 대표 인사말을 보면 경영 철학이 묻어난다.

쿠무다에는 바다법당을 비롯해 카페 공연장 숙박시설이 한 곳에 있다.

유튜브 촬영과 녹음 등에 쓰이는 스튜디오와 문화강좌 강의실.
2층 카페 쿠무다에서는 향긋한 커피와 달콤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아트갤러리에서는 바리스타와 제과제빵 베이커리 클래스를 운영한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디저트는 지하 2층 베이커리실에서 직접 만든다. 이달 정식 오픈한 3층 퓨전 아시안 레스토랑은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 끼 식사에 정성을 담았다. 4층 ‘랩24 바이 쿠무다’ 다이닝 레스토랑은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과 함께 운영한다. 한국의 식재료를 프랑스 요리에 접목한 K-프렌치를 선사한다. 9월까지 예약이 꽉 찼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며 드레스 코드가 있다. 슬리퍼 반바지 트레이닝복 등은 입장이 제한된다. 가격은 점심 코스 4만5000원, 저녁 코스 9만5000원.

5층은 유튜브 촬영과 녹음 등에 쓰이는 스튜디오와 문화강좌 강의실, 6∼8층은 온전한 휴식을 위한 객실 10개 규모의 관광숙박시설 ‘레스메종’이 각각 들어섰다. 위치는 해운대구 송정광어골로41.


# 쿠무다 이사장 주석스님

- “문화로 사람들 위로하는 것도 부처님 가르침이죠”

‘지나가다 커피 한잔하고 싶어 들어왔는데 어느 스님의 작품을 전시 중이었다. 그림을 보고 마음에 위안받고 평온을 느꼈다. 행복하다’.

쿠무다의 이사장인 주석스님. 여주연 기자
쿠무다가 운영하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한 방문객이 쓴 후기다. 주석스님은 2020년 펴낸 첫 산문집 ‘오늘의 발끝을 내려다본다’에 이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쿠무다는 일상 속에서 위안을 주는 장소다. 주석스님은 “이런 피드백을 받을 때면 오히려 내가 위안받는다”고 맑은 미소를 지었다.

처음에는 절에서 왜 그런 일을 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스님은 “문화를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것 또한 부처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한결같은 대답을 내놨다.

종교시설을 개방해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쿠무다의 출발이었다. 산중에 있는 큰 법당도 아름답지만, 사람들과 더 쉽게 인연을 맺기 위해 송정 바다를 택했다. 2013년 카페 겸 복합문화공간으로 설립, 지난해 신축건물로 확장 이전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문화예술을 키워드로 불교와 현대사회를 이어주는 플랫폼인 셈이다. 문화와 종교가 협업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는 종교의 막중한 책임이기도 하다.

주석스님의 철학은 이랬다. “기쁨은 기쁨으로 누리고, 슬픔은 쿠무다에 두고 가셔도 좋습니다. 고단하고 번민스러운 삶에서 어깨 위의 짐을 내려놓고 일상처럼 다녀가면 됩니다.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함을 주는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설게요.”

쿠무다는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기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노인요양원 봉사활동, 복지관 위문품 후원, 문화예술단체 후원 등이 대표적이다. 주석스님은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종교 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문화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완전한 깨달음과 완전한 행복의 세계로 인도하는 종교인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석스님은 1988년 법주사 수정암에서 승일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현재 부산 대운사 주지와 문화예술법인 쿠무다의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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