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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미싱사, 촛불시민…근현대사 지탱한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

휴먼다큐영화 6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1-26 19:45:3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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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 배경 ‘미싱타는 여자들’
- 문익환 목사 삶 다룬 ‘늦봄2020’
- 위안부 소재로 한 ‘보드랍게’ 등
- 공감·위로 주는 작품 잇단 개봉
- 그들의 삶 통해 시대 상황 반추

휴먼 다큐멘터리는 인물의 삶은 물론, 그가 살아온 시대를 반추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한다.
왼쪽 사진부터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늦봄2020’, ‘보드랍게’, ‘나의 촛불’, ‘미싱타는 여자들’, ‘대한민국 대통령’ 스틸컷. 각 영화사 제공
그런 의미에서 ‘미싱타는 여자들’(개봉 20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개봉 27일), ‘늦봄2020’, ‘나의 촛불’(이상 개봉 2월 10일), ‘대한민국 대통령’, ‘보드랍게’(이상 개봉 2월) 등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꼭 봐야 할 의미를 지닌 작품들이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 대신 미싱을 탈 수밖에 없었던 1970년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소녀 미싱사로 일했던 이숙희 신순애 등 14명의 노동자 인터뷰와 청계피복노동조합 관련 기록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의 삶과 그 시절 소녀들이 느꼈던 감정을 전달한다.

봉준호 감독은 “전태일 말고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름들. 그녀들의 기억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정성스레 축복해 주는 영화적 손길”이라는 말로 이 영화가 지닌 미덕을 표현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은 정치인 김대중의 정치 신인시절부터 4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사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그의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은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시민이 일궈낸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며 감동을 전한다. 더불어 김 전 대통령 측근과 각계각층 인사의 생생한 인터뷰가 다큐멘터리에 힘을 불어넣는다.

‘늦봄2020’은 목사이자 시인이며 민주화 통일운동가였던 고 문익환 목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서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치열하게 살다 간 문 목사의 이타적인 삶과 인본주의 사상은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 아내 고 박용길 장로와 딸 문영금, 아들 문성근, 이해동 목사, 우상호 국회의원 등의 인터뷰는 문 목사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대한민국 민주화와 통일 운동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그와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윤동주 송몽규와의 에피소드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배우 김의성과 기자 주진우가 연출한 ‘나의 촛불’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이어진 촛불집회를 기록했다. 2016년 이화여대에서 일어난 정유라 특혜 사건을 시작으로, JTBC의 최순실 태블릿 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 등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 속에서 시민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지금,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과 가치를 묻고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바람을 솔직한 목소리로 담았다. 대권후보인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를 비롯해 이재오 전우용 정성호 김민석 정규재 류호정 등 정치인과 평범한 시민 등 총 70명의 인터뷰이가 참여해 좌에서 우까지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보드랍게’는 여든두 살의 위안부 할머니 김순악의 전쟁 같은 삶을 실사와 애니메이션으로 담았다. 대구의 실 푸는 야마다 공장에 취직하는 줄로만 알고 자신도 모르게 만주의 일본군 위안부가 된 김 할머니는 해방 이후 유곽의 기생, 미군 부대의 색시장사 등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음을 고백한다. 그녀의 삶이 현재를 살아가는 이 시대 여성들의 삶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김 할머니의 과거 이야기를 그린 이재임 작가의 애니메이션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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