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거주민 협의 후 추후 진행”

부산 서구 대신동 일대가 밤 시간이 되면 어두운 보안등 불빛으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본지 중고생 명예기자의 지적(본지 지난달 26일 자 20면 보도)에 따라 서구가 서대신동 골목 보안등 교체 작업을 실시했다.

서대신동 일대 보안등이 교체되면서 전(위)보다 밝아졌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보안등이 많이 남아 보행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중고생 명예기자는 하루에도 중고생 수천 명이 오가는 대신동 일대가 밤이 되면 혼자 다니기 불안할 정도로 어두워 청소년을 위험 속에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곳은 멀지 않은 곳에 도시철도 대형마트뿐 아니라 학원도 밀집해 있는데, 야간자율학습이나 학원이 끝나는 늦은 시각에는 가게들도 영업 시간이 끝나 불을 끄기 때문에 큰 거리도 어둡고 컴컴하다. 여기에 골목의 몇 개 없는 보안등은 밝은 LED 조명이 아닌 어두운 주황색 조명이라 더욱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꼬집었다.

9일 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1일 문제가 된 서대신동 일대 보안등 6곳에 예산 168만 원을 들여 조명 14개 교체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하교길이 무서웠다던 김시예(부경고 2) 양은 “하교하는 길이 확실히 밝아졌다는 걸 느낀다. 전과는 달리 조금 거리가 있는 곳도 웬만하면 잘 보인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주민 주은실(49) 씨는 “이전에도 많은 주민들이 어두운 보안등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했는데 골목이 훨씬 밝아졌다. 한편으로는 기사가 나오고 나서야 급하게 교체해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보안등 개선 작업이 일부 골목에서만 이루어져 생색내기에만 그친 것 같아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학생은 “골목에 네 개의 가로등이 있는데, 골목 앞쪽 두 개만 교체되고 뒤에 있는 두 개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또한 다른 골목은 보수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친구들이 이런 게 꼼수를 부리는 거라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는 오히려 밝은 빛 때문에 민원을 제기하는 공동주택 주민이 있어 교체 작업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 우선적으로 보수 작업을 했지만, 이를 확대하려면 주민 협의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민원 때문에 설치했다가 다른 민원 때문에 다시 원상복구하는 사례가 있어 거주민 사이 협의가 돼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특히 서대신동은 빌라 밀집지라서 더 까다롭다. 모두 만족할만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은빈 학생기자 부경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