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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혈압약 평생 먹어야 하나

  • 웰니스병원 조용건 원장
  •  |   입력 : 2021-12-06 19:28:49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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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혈압 이상’을 통보 받은 후 2차 검진과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례가 자주 있다. 이럴 때, 혈압약을 드시라고 해도 반응이 냉담하거나 각종 핑계로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주로 지인에게 들은 속설을 늘어놓는다. ‘한 번 먹으면 끊을 수 없다’거나 ‘심하지 않았는데 의사가 먹으라고 해서 약을 계속 먹는다’ 등이 그렇다. ‘혈압약을 먹으면 보험가입이 안 된다’ 같은 얘기도 하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혈압약 복용에 순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 보니, 무리하게 복용을 종용하는 상황도 생긴다. 또 혈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보조식품이나 민간요법을 찾는 환자들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심장·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지는 불행한 일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저항감의 근원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환자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지점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혈압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부정적인 시선과 관련해서는 우울한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같은 표현이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일으키는 말들이 있는데, 유독 혈압약에 대해서는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합니까?’라는 어두운 표현이 많이 쓰이는 듯하다. 이러한 부정적 질문이 나오면 환자를 설득하기 어렵고 진료에도 난관이 생기기 마련이다. 같은 질문이라도 긍정적인 표현이 많은데, 유독 혈압약 복용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치심이나 공포심을 더 느끼는 것 같다. 혈압약을 먹게 된 것에 대해 스스로 환자라고 낙인을 찍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이러한 부정적 표현은 삼가하도록 노력하고, 혈압약 복용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혈압관리자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의 질환은 치료보다 예방·관리에 중점을 두는 추세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듯이 혈압을 관리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그리고 혈압 관리가 잘 이뤄지려면 약물 복용만큼이나 생활습관 변화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식단 관리와 운동 등을 통한 교정이다. 주기적인 건강검진도 혈압 관리의 일환이다. 그와 아울러 당뇨나 고지혈증 같은 동반 질환 유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관리하려는 시도를 곁들이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추운 겨울철이 되면서 고혈압의 위험성은 더 커진다. 생활습관병인 고혈압 환자도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매년 12월 첫째 주인 ‘고혈압 주간’을 맞아 고혈압의 중요성과 예방법, 생활습관 개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혈압은 완치되지는 않지만 조절할 수는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건강을 자주 체크해야 한다. 2년에 한 번 돌아오는 건강검진은 참가에 의의를 두는 올림픽이 아니다. 검진을 받는 행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세밀하게 챙겨보고 이상이 있다면 적극적인 자세로 진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혈압은 치료가 아닌 관리라는 생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하겠다. 그렇게 해서 많은 환자들이 마음의 부담을 덜고 치료 받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먹는 혈압약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관리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웰니스병원 조용건(내과 전문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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