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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의 육아뒷담 시즌2 <4>육아휴직의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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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둘째 출산을 앞둬, 출산 관련법에 대한 썰 하나 푼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은 배우자 출산 때 10일간의 휴가를 규정한다. 10일간 휴가를 ‘줄 수 있다’가 아니라 ‘줘야 한다’는 강행 규정이다. 그냥 휴가도 아니고 유급 휴가여야 한다. 사업주가 거절하거나 불이익 줄 수 없다는 점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다니는 회사 단협이 규정하는 출산휴가는 10일보다 짧다. 어느 쪽을 따라야 할까? 노동청에 문의해봤는데, 당연히 법이다. 애석한 건 2018년 첫째 출산 때 내가 이 법을 몰랐다는 점이다. 그냥 회사나 상사가 시키는 대로 3일 출산휴가도 감사한 줄 알고 다녀왔다. 이번에도 10일까지는 못 가겠지만, 필요한 만큼의 휴일을 연차 대신 출산휴가로 메울 수 있게 됐다. Y사 C 선배에게 심심한 감사 말씀 전한다.

둘째 출산 사실을 가급적 회사에 늦게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6월은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때다. 일정이 안 겹치도록 맞추기 위해서라도 둘째 임신 ‘보고’는 비교적 일찍 이뤄져야 했다.

임신을 늦게 알리고 싶었던 사유는 여럿이다. 육아휴직 사용 전력이 있다는 점이 주요했다. 나는 2019년 3월부터 1년간 휴직했다. 남직원 증 2호여서 눈에 덜 띄었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1호가 이미 휴직중에 나도 휴직했다는 점, 이 기간 자청해 육아뒷담 시즌1을 연재했다는 점 때문인지 육아휴직 사용자 낙인은 생각보다 진하게 남았다. 둘째 임신을 말하게 되면 반드시, 육아휴직에 대한 질문도 받을 것 같았다. 적중했다. ‘이번에도’ 육아휴직 갈 거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육아뒷담 시즌1 때 두 편에 걸쳐서 육아휴직을 예찬 및 권고했다.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 없다. 다만 육아휴직에 따른 낙인이나 부작용은 휴직이 끝나고도 시간이 좀 지나 알게 됐다. 사내 잠재적 육아휴직 사용자 취급받는 건 좀 성가시고 마는 문제다. 기대에 부합하도록 휴직하면 된다.

꼭 말해두고 싶은 건 은행 대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20년 복직 후 집 문제로 은행 대출을 내려 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나는 돌이킬 수 없는 대출 부적격자가 돼있었다.

나는 2014년 12월 입사했다. 이후 2019년 2월까지 매달 회사에서 지급된 월급 명세를 보유했다. 12개월간 급여가 끊겼지만, 이 기간 육아휴직한 뒤 복직한 점을 증빙할 수 있었다. 그런데 모든 은행이 대출을 거부했다. 소득이 적어서 대출 못 해준댔으면 납득이 쉬웠을 거다. 그런데 사정이야 어떻든 직전 12개월 동안의 급여 지급 내역이 없다는 게 거절 사유였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도 같은 이유로 거절당했다.

정부가 남성 육아휴직을 권고한다는 점에서 보면 납득 어려울 만큼 불합리한 제도 문제다. 육아휴직은 아직 해당 가족의 주거가 불안정한 시기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가장이 법적으로 보장받는 육아휴직했 1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모든 대출에서 배제된다는 건 가혹한 제약이다.

출산 장려책 살펴보면 참담하다. 정신 나간 듯 돈을 푸는데 헛발질이 태반이다. 실제 양육자에게 뭐가 필요한지 조사 없이 짐작으로, 겉모습 그럴싸하게 때려잡는 게 너무 많다. 이미 시행되는 정책의 문제점이 뭔지는 전혀 곱씹어보지 않는 듯하다. 육아휴직 사용에 따른 대출 제약은 손질이 시급한 문제다. 돌봄 바우처 같은 불확실한 단기 양육책 투자를 대책 없이 늘리지 말고, 육아휴직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대폭 강화하길 간절히 바란다. 아빠 육아휴직자 어드밴티지도 화끈하게 확대해달라. 맞다. 둘째가 어느 정도 자라면 ‘이번에도’ 육아휴직 쓰려고 그런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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