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 미만 유아 환자도 많아
- 2015~2017년 744명 치료
- 일상생활 세심한 주의 필요

무더운 여름철 산업 현장은 물론 일생생활이나 수상레저 활동으로 절단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 있는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서 ‘최근 3년(2015~2017년)간 손목 및 손의 외상성 절단 자료(질병 코드 S68)’를 분석한 결과, 따뜻한 봄철에 줄던 절단 사고가 날씨가 점차 더워지는 5월 늦은 봄이나 초여름부터 7월 사이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여름인 8월부터 줄기 시작해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1월 사이에 또다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부산 울산 경남 환자 추이

	백종훈 교수가 환자의 손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는 초여름에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은 2015년부터 2017년 부산 울산 경남지역 환자 발생 추이를 살펴봤을 때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2015년 부산은 7월부터 환자가 증가했고, 경남은 5월부터 환자가 늘어났다가 7월에는 감소하는 추세였고, 울산은 4월부터 7월까지 꾸준히 환자가 늘어났다.

2016년에는 날씨의 영향인지 부산과 경남은 7월에 환자가 늘었고, 울산은 6월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부산 울산 경남 전체 환자 수를 비교하면 초여름 환자 발생이 순간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5세 미만 어린이도 조심해야

최근에는 수부 손상 유형이 작업장보다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등 바뀌고 있다. 유아나 어린이의 경우 문틈, 경첩, 유모차 접이, 가구 등에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거나 차량에서 타고내리던 중 손가락이 문에 낀다든지, 학교에서 커터 칼의 잘못된 사용으로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자료를 보면 2015~2017년 10세 미만 절단 환자 1118명 가운데 5세 미만이 744명으로 66.5%를 차지했다. 5세 미만의 어린이의 손 절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절단 환자 발생 시 응급처치 요령

만약 손가락이 절단됐을 때 이를 접합하고 원래의 기능을 최대한 복원하려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평소에 응급처치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빠른 치료를 위해 평소 미세접합술을 시행하는 병원을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

응급처치 요령은 다음과 같다.

1. 절단 환자가 발생했을 때 절단 부위에서 나오는 출혈을 압박붕대 등으로 지혈한다.

2. 절단된 부분은 가능한 생리식염수 등으로 깨끗하게 씻은 뒤 소독된 거즈 등으로 싸서 4도 정도로 차갑게 운반하면 절단된 부분의 생명력을 최대한 연장할 수 있다.

3. 운반할 때 절단된 부분을 비닐 봉지에 넣고 물이 새어 들어가지 않도록 잘 묶어 준다. 이때 절단 부위가 얼음에 직접 닿거나 얼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절단된 부위가 마르거나 얼면 조직이 손상돼 접합 성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접합술

미세접합술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아 수술이 어려운 부위를 미세현미경으로 절단된 손과 발의 혈관, 신경 등을 재건하고 봉합하는 수술을 말한다. 신체의 복합조직인 뼈, 피부, 근육, 혈관, 신경, 힘줄 등을 봉합하거나 이식하는 고도의 의술이 있어야 하는 전문재건 분야로, 일반 수술과 달리 1㎜ 이하의 혈관을 25배 이상 확대하는 미세 현미경을 사용해 손상된 신경이나 혈관 등을 접합하거나 재건한다.

이 수술법은 혈관을 제대로 연결해 피를 원활하게 흐르게 하는 것이 관건. 손상으로 인해 조직이 심하게 훼손되거나 없어진 부위에는 살과 함께 혈관, 신경, 힘줄, 뼈 등을 떼어내 필요한 부분에 이식하는 유리피판술을 진행할 수 있다. 또 외상으로 엄지손가락이 없어진 경우 엄지발가락 일부를 분리해 손가락으로 접합하는 족지이전술을 할 수 있다. 족지이전술은 2,3개의 발가락을 동시에 옮길 수도 있다.

대개 수술 3주 후부터 운동과 물리치료를 하면 일상생활을 불편 없이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할 수 있다. 절단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평소에 응급처치법을 숙지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미세접합술을 시행하는 병원을 알아뒀다가 가능한 한 빨리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도움말=백종훈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