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부터 바뀌는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기 위해 프로야구 심판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이번 달에 단체 훈련을 한다.

KBO 사무국 산하 심판위원회에 속한 1·2군 심판 55명은 오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모여 스트라이크존 적응 연습을 시작한다.

앞서 정지택 KBO 총재는 2022년 신년사에서 “이번 시즌부터 타자 키에 맞춰 선수 개인별 스트라이크 존을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2021년판 KBO 야구 규칙에 따르면 스트라이크 존은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뜻한다.

규칙대로 적용하면 스트라이크 존은 예년보다 확대된다. 존 내외곽 보더라인에 걸친 공도 이제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다. 높은 쪽 스트라이크 존도 스트라이크가 될 확률이 커진다.

좋은 제구 능력을 지닌 투수가 바뀐 스트라이크 존에서도 유리한 지위를 이어간다. 또 하이 패스트볼과 포크볼, 커브 등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가 스트라이크 콜을 더 많이 받는다.

이번 조처는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 중 하나다. 한국 프로야구의 고질적인 문제인 타고투저 현상을 개선할 방책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 일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에 밀려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야구계에서는 KBO리그보다 훨씬 넓은 국제대회 스트라이크 존에 타자들이 적응하지 못한 걸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게다가 KBO리그에서는 투수들의 볼넷 남발로 경기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대형 투수를 키워내기 어려운 실정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지금보다 넓혀 투수와 타자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 타자도, 투수도 적극적으로 던지고 쳐 경기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