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메달밭’인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감독 없이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치른다. 각종 폭력행위나 선수단 관리 문제에서 결격 사유가 없으면서도 능력을 갖춘 후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5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두 대표팀은 감독직을 공석으로 두고 전임 코치 체제로 2021-2022 시즌 국제대회와 2022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안중현·김병준·이영석·이소희 코치가 맡는다. 가장 경력이 많은 이영석 코치는 선임 코치를 맡아 대표팀 전체를 관리한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김형호·박정은 코치가 지휘한다.

빙상계에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팀을 지휘해야 할 총책임자가 없는 데다 올림픽을 치르기엔 코치들의 경험이 대체로 짧다는 이유에서다. 쇼트트랙 최대 경쟁국으로 꼽히는 올림픽 개최국 중국 코치진 면면을 보면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난다.

중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지휘한 김선태 감독을 총감독으로 영입한 뒤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코치로 선임했다.

그동안 빙상 대표팀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력 혐의 등 인권 침해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짬짜미, 파벌 싸움, 선수단 관리 등의 문제점도 함께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연맹은 폭력 행위는 물론, 선수단 관리 부주의 등 징계 전력이 있는 후보를 모두 탈락시켰다.

연맹 관계자는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권고한 내용을 따랐다”며 “젊은 지도자로 코치진을 꾸리고 새로운 분위기 속에 올림픽을 치르기로 했다. 모두 지도력이 검증된 코치진이다.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