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한일전에서 졌지만 김진욱은 단 1구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지난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 8회말 2 대 2 동점 상황에서 고우석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후 제구 불안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3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주자 대부분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득점권인 2루에 주자가 있었다. 타자는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로 2006년 일본프로야구(NPB)에 데뷔해 총 1845경기에 출전, 타율 0.292 253홈런 888타점 OPS 0.820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2019시즌엔 타율 0.312 홈런 40개를 때려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타격감도 좋아 이 경기 전까지 타율 0.429 1홈런 3타점 OPS 1.286을 기록했다.

그를 상대할 구원투수로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신인 좌완 김진욱(19)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진욱은 초구로 특유의 솟아오르는 직구를 뿌렸고, 장타를 노린 사카모토가 힘차게 배트를 돌렸지만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추가 실점을 하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져 상대에게 ‘빅이닝’을 내어줄 수 있는 상황을 공 1개로 ‘원샷원킬’한 셈이다.

김진욱은 미국전에서도 중간계투로 등판해 두 타자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특유의 타점 높고 회전수 많은 공은 이번 일본전에서도 통했다.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김진욱을 1이닝 혹은 타자 한 명을 상대하는 용도로 뽑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욱은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어, 올림픽은 물론 후반기 KBO 정규리그에서도 철벽 중간계투 역할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은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